직업탐구생활 41. 석순근 국외여행인솔자
직업탐구생활 41. 석순근 국외여행인솔자
  • 이다혜 기자
  • 승인 2013.11.14 17:59
  • 호수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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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소통하기 편안한 사람

지난 7월 tvN에서 평균연령 76세 배우들의 황혼 배낭여행이라는 컨셉으로 제작된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가 방영되며 케이블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꽃노년들의 해외여행이 가능했던 것은 그들의 인솔을 맡은 배우 이서진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도 배우 이서진처럼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국외여행인솔자’가 있다. 온누리여행사의 석순근 국외여행인솔자를 지난 8일 만났다.  <편집자 주>

                         

 여행인솔자는 흔히 말하는 ‘여행가이드’가 아니다. 여행가이드는 특정한 지역이나 나라에 대한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관광지를 동행하며 역사나 문화를 설명하는 사람이라면, 여행인솔자는 출발에서부터 도착까지의 모든 여행일정을 관리하는 일을 한다. 석순근 팀장은 유럽전문 국외여행인솔자(Tour Conductor)로 공항에서 출발할 때부터 돌아올 때까지 식사, 체크인, 이동, 관광 등 모든 사항을 혼자 감독하고 관리한다. “여행을 다니며 돈을 번다고 부러워 하지만 사실 여행 다니는 일이 절대 아니다. 유럽은 내가 출장을 가는 지역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국외여행인솔자는 한 달에 9박10일 정도의 여행을 한 번 내지는 두 번씩 떠나 다른 직업보다는 일하는 일수가 적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일하는 양은 두 배다. “24시간을 손님들과 같이 생활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서비스 직종”이라고 말하는 석 팀장은 “공항에서 신혼부부 손님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돈을 줘도 안하겠다며 그만두는 인솔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가 국외여행인솔자를 해온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여러 유형의 손님에 적응하고 대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따라서 국외여행인솔자는 여행에 대한 지식이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좋은 여행을 만들려면 사람을 좋아하고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비스를 주는 입장에서 ‘일처리를 잘하느냐’는 말은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긍정적이냐’와 같은 개념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석 팀장의 인솔 스타일은 아주 친절한 스타일이다. “안 된다는 말도 최대한 기분 나쁘지 않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손님들은 10일씩 여행을 오기 위해 큰마음을 먹고 휴가와 돈을 쓰기 때문에 그들의 소중한 시간을 최대한 행복하게 해주려 한다”는 마음이다.

  하지만 다양한 유형의 사람과 불상사 때문에 항상 밝게만 있기는 어렵다. “단체생활을 불편하게 만드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가끔 있다”면서 “그런 손님들은 평상시에 예의가 없고 자신만 공짜로 혜택을 받으려고 한다. 주위사람들을 무시하고 먼저 대접을 받는 것을 당연시 한다”며 노고를 털어놨다. “한번은 봄에 유럽에서 100년만의 대홍수가 찾아온 적이 있었다. 6시간동안 고속도로에서 지체되며 저녁도 못 먹었다. 하지만 인솔자는 이러한 불상사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 팀장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사람도 좋아하고 희생정신도 커야지 인내하고 즐거울 수 있는 직업”이라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떠나는 여행이기 때문에 어떤 주제에서도 대화를 해나아 갈 수 있어야 한다. 학생 때 책을 많이 읽고 어떤 분야든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국외여행인솔자가 갖춰야 할 자질을 말했다.

  국외여행인솔자는 체력만 철저히 관리하면 환갑까지도 할 수 있다. 석 팀장은 경력이 20년이 다되어가는 지금도 유럽사를 공부하고 독일 작가 괴테의 작품을 읽는다. 그녀는 “향후 적어도 10년은 넘게 일을 할 생각이다. 지금보다도 더 사람들과 소통하기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이다혜 기자
이다혜 기자

 ekgp0598@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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