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탐구생활 43. 크리쳐 크리에이터의 김도연 쥬얼러
직업탐구생활 43. 크리쳐 크리에이터의 김도연 쥬얼러
  • 이다혜 기자
  • 승인 2013.11.29 09:25
  • 호수 13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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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간직하는 쥬얼리를 만들다

옷을 멋지게 차려입은 날에는 그에 맞는 쥬얼리가 필요하다. 반면 무난하게 옷을 입은 날에는 멋진 쥬얼리 하나면 분위기가 산다. 역사적으로도 쥬얼리는 멋은 물론 자신의 지위와 성격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인간의 필수품이었다. 이런 쥬얼리를 직접 철학과 스토리를 담아 만들어 내는 직업이 있다. 쥬얼리 브랜드 크리쳐 크리에이터의 창시자 김도연 실장을 지난 22일 합정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편집자 주>

   쥬얼러(Jeweller)는 단순히 쥬얼리 디자인만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소재를 선택하고 그에 맞는 디자인을 하고 제작과 판매의 모든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장인이다. 크리쳐 크리에이터(Creature Creator)의 쥬얼러 김도연 실장은 어릴 적부터 쥬얼리와 이를 만드는 것에 남다른 관심과 재능이 있었다. “세네살 때부터 혼자 목걸이를 찾아 하고 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뿐만 아니라 나무젓가락을 깎는 것에도 취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 때는 몰랐지만 이는 쥬얼리를 만드는 데 중요한 왁스카빙 (Wax carving)작업의 일환이었다.

 금속공예과를 졸업하자마자 브랜드를 만들었지만 크리쳐 크리에이터의 이름으로 사업자 등록을 해 정식으로 브랜드를 시작한지는 3년밖에 되지 않았다. “‘Mmmg’라는 회사에서 근무하기도 했고, 프리마켓에서 처음으로 메시지스티커를 만들어 직접 팔기도 했다. 술과 사람을 좋아해 홍대 바에서 바텐더도 꽤 오래했다고 그간의 경력을 설명했다. 또한 김 실장은 자신이 해보고 싶었던 다른 일도 해보며 작업실을 내기까지 부담 없이 인생을 즐겼다. 그가 브랜드를 내기까지 영향을 받은 것은 대학에서 공부한 것보다는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만난 사람이었다. 그는 대학에서 쥬얼리의 완성도와 크래프트맨쉽을 배울 수 있었지만 졸업하고 겪은 다양한 경험과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영감과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지는 것에 대해 내 가치관을 그대로 담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가 나아가는 방향이 맞는 것인지 정확하게 봐줄 수 있는 삼자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따라서 매너리즘에 빠질 위험도 크다며 단점도 덧붙여 말했다. 김 실장은 절대 카피는 하지 않는다. 기존에 존재하는 주문제작 반지도 다시 만들지 않는다한 사람의 소중한 스토리가 담긴 반지이기 때문에 세상에 하나뿐인이라는 무언의 약속을 지키고자 한다고 그의 철학을 말했다. 또한, “쥬얼리를 만들 때에는 정은(Sterling Silver)을 고집한다정은으로 만든 작품이 완성된 이후에도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은 쥬얼리가 된다고 했다. 정은은 예민한 금속이라 착용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생활환경에서 사는지에 따라 변하는 속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쥬얼러가 되기 위해서는 관찰력과 표현력, 많이 보고 많이 듣는 것이 필요하다. 김 실장은 그의 쥬얼리에 대해 사람이 착용했을 때 가장 예뻐야 하고 어떤 쥬얼리보다도 디테일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객에게 편안한 착용감을 주는 것도 디테일의 한 부분이듯, 무언가를 많이 담는 것보다 깊이 주의를 기울이는 섬세함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쳐 크리에이터는 오리지널 디자인, 스톤 브레이슬렛, 스페셜 오더의 세가지 쥬얼리 라인을 가지고 있다. 김 실장은 스페셜오더를 고객에게 전달했을 때 가장 보람이 깊다고 했다. “스페셜 오더 쥬얼리는 본인의 스토리가 담겨있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쥬얼리이기 때문에 고객의 감정을 제품에 가장 많이 이입한다. 이를 건네줄 때 정말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 기억에 남는 주문으로는 가수 요조씨의 의뢰를 말했다. 그는 죽은 동생을 기리는 반지를 제작해 갔었다. 동생의 얼굴과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장미꽃을 반지에 담았고, 좋아하는 단어인 ‘GIANT’를 안에 새겼다고 기억했다.

   김 실장은 사람마다 영감을 받는 방법은 다르기 때문에 무언가 막막할 때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고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자신은 사람에게 가장 큰 영감을 받는다고 했다.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얘기로 풀어나가고 영감을 얻기 때문이라 설명하며 대학생 때 학교 밖의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더 찾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김 실장은 크리쳐 크리에이터를 큰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하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어떻게 크게 만들지 고민하고 마음먹는 것은 아직은 이른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당분간은 내 손으로 계속 만들어나가며 키워나가고 싶다며 소박하지만 빛나는 꿈을 말했다.

 

이다혜 기자
이다혜 기자

 ekgp0598@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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