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touch 93. 가요계 표절 논란
대중문화 touch 93. 가요계 표절 논란
  • 권혜진
  • 승인 2014.01.14 21:24
  • 호수 13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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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은 영원한 것인가?

요즘의 가요계는 예전과 달리 빠르게 변한다. 매주 1위를 한 가수와 노래가 바뀌고 오래도록 회자될 만한 노래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빠르게 생산되고 그만큼 빨리 소비되는 것이 요즘 가요계의 현실이다. 재빠르게 트렌드에 발맞추는 음악을 뽑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작곡가들은 늘 표절의 유혹을 받게 된다.

작년 ‘슈퍼스타K4’ 우승의 영광을 거머쥔 로이킴이 올해 표절 사건의 스타트를 끊었다. 로이킴의 디지털 싱글 <봄봄봄>은 곡이 나오자마자 음악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 곡은 인디 뮤지션 ‘어쿠스틱 레인’의 데뷔 싱글 <러브 이즈 캐논(Love is Canon)>의 우크렐레 버젼의 멜로디와 유사했다.

<봄봄봄>은 처음에 로이킴이 직접 작사, 작곡을 한 곡으로 발표됐으나, 표절 시비에 휘말린 후 배영경 작곡가와 함께 작곡한 것으로 말이 바뀌었고, 더 나아가 CJ E&M 측에서는 어쿠스틱 레인의 우클렐레 버전이 <봄봄봄> 발표 후 약 한 달 뒤 저작권 등록을 했으므로 표절을 당한 건 로이킴이라며 반박했다. 하지만 어쿠스틱 레인의 곡은 <봄봄봄>보다 훨씬 전에 유튜브에 업로드 됐으며, 설상가상으로 그의 또 다른 자작곡 <스쳐간다>도 표절에 휘말렸다. 결국 로이킴은 학업을 표면 상의 이유로 내세우며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이번에 일년만에 복귀한 아이유 역시 정규 3집 앨범 ‘모던타임스’ 타이틀 곡 <분홍신>이 독일그룹 넥타의 <히어즈 어스(Here’s Us>와 매우 흡사하다며 표절을 의심받은 바 있다. 작곡가는 재즈풍이라서 비슷하게 들릴 수 있다고 반박했으나, 두 곡을 비교한 동영상이 네티즌에 의해 게재돼 많은 비판을 받았다.

특히 프로듀서 프라이머리와 방송인 박명수가 팀을 이뤄 MBC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 참가곡으로 선보인 <아이 갓 씨(I Got C)>는 국내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로듀서 데이비드 슈울러스가 작곡한 네덜란드 가수 카로 에메랄드의 <리퀴드 런치(Liquid Lunch)>와 눈에 띄게 유사한 점이 발견됐으며, 또한 프라이머리가 작곡한 또 다른 곡인 박지윤의 <미스터리>도 에메랄드의 <원데이(One day)>와 흡사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후 표절논란에 관해 발뺌을 하다, 논란이 심해지자 원곡자에 사과하는 의미로 무도 측은 음원 판매를 중단했다.

이렇듯 가요계에서는 숱한 표절이 일어나지만 가수들은 이를 인정하기는커녕 발뺌하기 바쁘다. 만약 남의 작품을 베낄 정도로 작곡 아이디어가 부족했다면 표절을 하고 자존심에 발뺌을 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현명했을 것이다. 지나친 욕심이 대중의 실망을 얻는 지름길이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만약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인정할 건 인정을 해야 옳다. 더 이상의 표절시비로 가요계가 대중의 실망을 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권혜진
권혜진

 hyejinkk@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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