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터치 98. 문화생활을 즐기는 비문화인
대중문화터치 98. 문화생활을 즐기는 비문화인
  • 금지혜 기자
  • 승인 2014.03.30 15:16
  • 호수 13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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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문화생활 속 비매너도 늘어나

지난 1월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했다. 문화가 있는 날은 문화시설의 문턱을 낮춰 국민 모두 문화를 즐기는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됐으며 이날에는 주요 문화시설 입장료를 할인받거나 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국가에서도 국민들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며 더 이상 ‘문화생활’은 예전처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만 한정되는 활동이 아니다. 일례로 요즘은 온 가족이 영화를 보러가는 경우가 많아, 주말엔 사전예매 없이 영화관을 찾을 수도 없다. 지난달 성황리에 막을 내린 <라이언 맥긴리> 사진전은 연인들이라면 꼭 가 봐야 할 데이트 장소로 꼽혔고, 매년 여름 시즌마다 열리는 각종 락 페스티벌은 빠질 수 없는 젊은이들의 축제가 됐다. 이젠 문화를 삶의 일부분으로 여기는 정서가 많아지고 있다. 어려운 주머니사정이 문화생활을 막는 장애물이라 하기 힘들다.

 

문화를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아졌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부족해 보인다. 영화관에선 누구나 한번쯤 영화 상영 중 큰소리로 전화를 받고, 어둠 속에서 과한 애정행각을 펼치고, 심지어 앞좌석에 당당히 발을 올리는 무뢰한들을 겪어봤을 것이다. 전시회나 공연장에서도 예외는 없다. 사진을 찍지 말라는 안내를 받으며 작품 사진을 몰래 찍고야 마는 청개구리 심보의 사람들, 락 페스티벌에서 광란의 파티가 끝난 후 쓰레기장이 되어버리는 공연장…. 언제나 지적된 부분이지만 아직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비매너적 행동이 다른 나라에선 예의를 지키는 에티켓이 되거나 그 반대로 작용할 수도 있다. 멕시코에선 사진을 찍으면 영혼을 빼앗긴다는 풍습 때문에 축제에서도 사진촬영을 자제한다. 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프랑스에선 행인과 부딪히는 것을 매우 싫어하고, 우리나라는 영화관에서 절대 정숙이지만 인도에서는 서로 대화를 나누며 즉각적인 호응이 예의다.

 

하지만 여기 우리나라에선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에티켓을 지켜야 하겠다. 영화관에 가면 휴대폰은 무음으로, 전시장에 가면 전시 순서대로 이동하며 사진은 찍지 않는다.(간혹 사진 촬영이 허용되는 전시도 있다) 공연장에서 쓰레기는 본인이 챙겨야 하며, 축제에서는 과음하지 않는다. 모두가 알고 있는 에티켓이다. 문화생활을 누리려 한다면 그에 적절한 에티켓을 숙지하고 진정한 문화인이 되자. 너무나 잘 알고 익숙하기 때문에 소홀히 여길 수 있는 것들, 그 세심한 것에 조금만 더 신경을 기울이면 된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드라마 제목이 있다. 진정한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자, 그 에티켓을 지켜라.

 

금지혜 기자 jhkeum924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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