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기자석- 사람이 ‘문제’다
주간기자석- 사람이 ‘문제’다
  • 최형균
  • 승인 2014.05.07 12:45
  • 호수 1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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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4% 감축. 언뜻 봐서는 그리 많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술에 빗대자면 맥주 한 캔 4.6%짜리 마신다고 취하는 사람은 드물지 않나. 이렇듯 미미해 보이는 수치지만 돈이 걸리게 되면, 특히 대학의 입학정원 부분으로 오면 말이 달라진다.


2016년 120명을 시작으로 17년까지 200여명의 정원이 감축될 예정이다. 흔히들 우리 대학엔 2만 5천명의 학우가 있다고 하는데 이에 비하면 매우 적은 인원일 수도 있다. 다만 200여명이 내는 등록금을 한 번 들여다보면 ‘억’소리가 난다. 연 평균 등록금 805만원에 200명을 곱하고 4년을 추가로 곱하면 무려 64억 4천여만원이다. 부족한 예산을 메꾸기 위해 140억원의 적립금을 인출한 사례로 따지자면 이 금액의 절반가량이 허공으로 증발하는 셈이다.


더군다나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교육부는 전국 대학의 정원감축을 목표로 ‘대학구조개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주기(14~16년, 17~19년, 20~22년)로 진행되며 각각 4만명, 5만명, 7만명씩 총 16만명을 목표로 진행되는 사업의 1주기에 맞춰 우리 대학은 4% 정원을 감축하는 것이다. 추후 더 많은 정원을 감축할 여지는 충분하다. 재정의 70%가 넘게 등록금에 의지하는 상황에서 묵직한 방망이질이 아직 두 대나 더 남은 셈이다. 이번 년도 초 재정문제로 총학측과 홍역을 치른 상황이 추후 재연될 소지가 다분하다.


이에 대해 대학 당국은 “기부금과 긴축재정을 통해 대응할 예정”이라는 말을 했다. 일견 옳은 말이다. 들어오는 돈이 적으면 나가는 돈을 줄이면 되는 것이 재정의 기본이긴 하지만, 그걸로 모든 손실이 보완될지 의문이다. 더욱이 재정문제는 차치하고 일부 대학에선 교수진이 정원감축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는데, 결국 사람으로 인해 돈 나가고 논쟁이 발생할 수 있는 형국이다.


입학정원 외에도 다른 곳에 사람으로 인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이번 ‘한남더힐 배임의혹’사건이 그것이다. 우리 대학이 한남더힐을 감정평가액보다 지나치게 높게 구매했다는 것이 사안의 중심내용이다. 대학 측은 지난 11월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와 더불어 현 총학과 진행한 등심위에서도 한남더힐 구입가에 상응하는 금액을 기부받기로 했다고 말했었다. 입주자측과 시행사측이 분양가로 신경전을 벌이는 와중에 덜컥 구입을 한 시기의 문제도 있지만 기부를 받는 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학생측에 얘기한 대학측의 처사에 씁쓸함이 느껴진다. 사람의 문제가 학교재정, 의사소통, 논쟁, 더 나아가 불신으로 연속해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모 정치인은 ‘사람이 먼저다’라고 했지만 ‘사람이 문제다’로 바꿔 말할 수도 있는 것 같다. 

최형균 기자  capcomx6@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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