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① 이화동 벽화마을
BMW ① 이화동 벽화마을
  • 이다혜 기자
  • 승인 2014.05.08 13:34
  • 호수 1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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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도 벽화마을이?

여기저기 ‘BMW’는 Bus Metro Walk의 준말로, 바쁜 학교일에 치여 가며 여행 한 번 가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 될만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개설한 코너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수업이 끝나고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간단하고 좋은 여행지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통영, 여수, 부산 등 한참 수도권을 벗어나야만 벽화마을이 있다는 생각은 잘못됐다. 또 서울 혜화 대학로에는 연극밖에 볼 게 없다는 생각도 잘못됐다. 혼자 가도 여럿이 가도 재미있는 서울 대학로의 이화동 벽화마을을 소개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우리 대학 죽전캠퍼스에서는 1시간30분이 조금 더 걸린다. 8100번을 타고 서울역으로 1시간, 서울역에서 4호선을 타고 혜화역까지가 15분정도이다. 혜화역에 도착하면 2번 출구로 나와 낙상공원사거리에서 꺾은 뒤 계속해서 올라가야한다. 좀 시간이 걸리고 올라가는 길이 멀어 작은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보람찰 것이니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낙상공원 골목에서 시작되는 여정은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길가 조각들의 인사로 시작한다. 센치함을 느끼며 훈훈하게 미소 짓고 걸어가게 되지만 곧 그 표정도 마음도 사라지게 되는데, 엄청난 경사가 눈앞을 가리기 때문이다. 벽화마을의 묘미란 이런 것 같다. 땀을 삐질 흘려가며 골목골목을 오르다 보물찾기 한 것처럼 발견한 벽화에 미소 짓게 되는 기쁨. 이런 작은 그림에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

이화 벽화마을은 좀처럼 서울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푸근한 달동네이다. 동네의 오르막 내리막길을 걷다 보면 계속해서 정말 귀엽고 화려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여느 벽화마을에서도 만날 수 있는 친숙한 강아지들과 잉어는 물론이고, 여느 벽화마을과는 다르게 조금 더 서울다운 세련됨과 아기자기한 위트가 있는 캘리그라피로 형상화한 엄지손가락과 잠수부 등의 그림에 눈이 즐겁다. 사람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남겨놓는 ‘Before I die...(내가 죽기 전에는...)’ 벽화도 독특하다.

여행 간 사람들이 날개를 배경으로 한 멋진 사진을 SNS에 올려 부러웠다면, 그곳까지 못가는 여러분도 질 수 없다. 이곳에도 날개그림이 있으니 말이다. 수년 전 주말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 방영된 이후 시끄러운 관광객들 때문에 작가가 작품을 지우는 소동까지 일어났다는 대표주자 날개벽화는 자리를 옮겨 위치하고 있다. 조용히 사진만 찍고 갈 것!

조금 아쉽거나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벽화마을과 길을 나란히 한 서울성곽을 따라 조금만 더 힘을 내보길 바란다. 옛 정취가 남은 서울도심과 구석구석을 파헤쳐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시간이 늦더라도 정상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보면 서울에서 언제 이런 정취를 느껴 보나 싶다.

버스도 타고 지하철도 타고 한참 걷기도 하는 정석의 BMW여기저기 코스를 맛보았다면, 편히 연극을 보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해보자. 맛있는 길거리음식부터 술집까지, 이젠 없는 게 없는 대학로에서 마지막까지 제대로 즐기길 바란다.

 

이다혜 기자
이다혜 기자

 ekgp0598@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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