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경대 - 8백년 전, 징키스칸의 꿈
화경대 - 8백년 전, 징키스칸의 꿈
  • 변호걸
  • 승인 2003.11.05 00:20
  • 호수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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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되기 전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밀레니엄 중 인류사에 가장 영향력을 끼진 인물로 징기스칸을 선정한 사실은 익히 널리 알려진 바다.
징기스칸은 지금의 몽골에서부터 카자흐스탄과 파키스탄을 거쳐 러시아, 터키와 불가리아 그리고 폴란드와 헝가리에 이르는 거대한 땅덩어리를 그것도 최단시간 내에 개척한 인류사 최고의 승자였다는 것이 선정의 주된 이유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무튼 그런 저런 관계로 최근 징기스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그와 관련된 서적들이 다양하게 출판되는 등 우리와 세계인들의 주목을 다시금 끌고 있다. 왜, 지금에 와서 다시 징기스칸인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성공적으로 세계를 경영한 CEO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행한 통치철학과 전술전략이 바로 변화와 속전속결을 요하는 디지털시대에 값진 교훈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미국 리더밸류 컨설팅사의 컨설턴트인 믹 예이츠는 징기스칸의 리더십을 다음과 같이 압축하고 있다. Envision(비전의 설정), Enable(비전을 성취할 능력), Energize(부하를 정력적으로 일하게 함), Empower(권한 이양). 즉, 징기스칸은 혼자만의 꿈을 꾼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함께 공유하는 꿈을 꿀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다는 데에 그의 위대성이 있다. 또한 신바람 나게 싸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으며, 그리고 무엇보다 권력과 부를 혼자 차지하지 않고 업적에 따라 공평하게 나눈 분배정책을 실시하였기에 그 엄청난 업적을 달성할 수가 있었다. 사실 만약 당신이 속한 회사나 조직이 이 같은 CEO가 리드하고 그 같은 환경을 갖춘 회사나 조직이라고 한다면, 그 누가 열심히 일하지 않겠는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아는 바처럼 몽골 초원은 추위와 가뭄이 심한 척박한 땅이었다. 그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는 것’ 이상의 가치는 없었으며, 살아남기 위한 정신적 강인함과 체력은 결국 세계정복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그들은 살기 남기 위한 하나의 방법의 일환으로 영토 확장을 꿈꾸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생존과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꿈을 공유하였던 것이다.
장황하게 이렇게 징기스칸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은 까닭은 역시 간단하다. 징기스칸이 꿈꾸던 시대나 지금시대나 차원만 다를 뿐이지 생존방식은 그리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같이 좁은 땅과 부존자원이 빈약한 나라의 국민들이 선택해야 할 삶의 전략은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세계화·정보화·무한경쟁사회라고 일컬어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질 않은가?
현재 한국사회는 지금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수많은 위기국면에 빠져 발 빠르게 변화하고 속도를 내야하는 시점에서 허둥거리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IMF 시절 보다 더 실물경제는 나쁘고, 취업난은 가중되고 있으며 탈 한국 하려는 사람들은 늘어만 가고 있다. 우리는 지금 꿈을 잃어버린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꾸만 반문하게 된다. 자살이 사망률 2위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가 아닐까도 생각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향한 비전과 꿈을 심어주는 역량 있는 리더가 있는지 자꾸만 아쉬움이 더해 간다.
지금으로부터 800년 전 유라시아를 가로지르는 광대한 제국건설을 통하는 것만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제시함으로써 만인으로 하여금 ‘꿈’을 꾸게 한 20세기의 영웅 징기스칸과도 같은 역량 있는 리더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느껴진 가을날 오후이다.
변호걸
변호걸

 <안양과학대 교수>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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