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Talk! ① 선생님과 제자의 대화
훈민정Talk! ① 선생님과 제자의 대화
  • 김채은 기자
  • 승인 2014.09.06 21:26
  • 호수 137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가 붙인 편지는 잘 받으셨나요?

‘붙이다’는, ‘맞닿아 떨어지지 아니하다.’라는 뜻을 가졌다면 ‘부치다’는, 붙이다와 어원은 같지만 의미의 확장이 이루어진 것으로 편지나 소포를 부치거나 전을 부칠 때, 그리고 의논할 문제를 회의에 부칠 때 사용된다. 따라서 제자는 선생님께 편지를 보내는 상황이므로 ‘붙인’이 아닌 ‘부친’으로 고쳐야 바른 표현이다.

오랫만에 받는 손 편지라 웬지 모르게 기분이 좋구나.

 ‘오래간만’은, ‘어떤 일이 있은 때로부터 긴 시간이 지난 뒤’라는 의미를 가진 말로써 ‘오랜만’은 ‘오래간만’의 준말로 본말인 ‘오래간만’이나 준말인 ‘오랜만’을 모두 쓸 수 있다. 따라서 ‘오랫만에’는 ‘오랜만에’나 ‘오래간만에’라고 고쳐야 한다. ‘웬’은, ‘어찌 된’ 또는 ‘어떠한’의 뜻을 갖는 관형사다. 그리고 ‘왠’은, 혼자 쓰이는 일이 없고 ‘왠지’의 형태로만 쓰이는데 이 말은 ‘왜인지’가 줄어든 형태로 ‘왜 그런지 모르게’ 또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의 뜻을 갖는 부사이다. ‘왠지’이외에 ‘왠’과 같은 발음으로 시작하는 ‘웬일’과 ‘웬걸’ 등은 모두 ‘웬’ 자를 사용한다. 따라서 ‘웬지’가 아닌 ‘왠지’가 되어야 한다.

내일 학교 옆 편의점 넘어에 있는

‘넘어’는, 경계를 지나는 동작을 나타낸다. 다시 말하자면, 동사의 움직이는 형태를 뜻한다. 반대로 ‘너머’는, 어떤 사물의 경계를 지나 그 방향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즉, 명사적 공간을 의미한다. 산, 담, 고개 같은 가리운 물체의 저쪽을 의미할 때 ‘-너머’를 써야 한다. 따라서 ‘편의점 뒤의 저쪽’을 의미하는 표현은 ‘넘어’가 아닌 ‘너머’로 고쳐야 옳은 문장이 된다.

 시간이 안 되.

 ‘되-’가 문장에서 종결의 기능을 할 때에는 반드시 종결 어미와 결합해야 하는데 종결 어미 가운데 ‘-어’와 결합할 때에는 '되어'와 같이 쓰인다. 이것이 줄어든 형태가 바로 ‘돼’이다. 따라서 ‘안되’가 아닌 ‘안 돼’가 바른 표현이다. 또한 ‘안돼’는 ‘되지 않다’의 뜻으로 부정을 나타내는 부사 ‘아니’의 준말 ‘안’이 동사 ‘되다’를 꾸민 형태이기 때문에 ‘안 돼’로 띄어 써야 한다.

 내일 모레 뵈요.

 뵈다'의 어간 '뵈-'에 어미 '-어', 보조사 '요'가 붙으면 '뵈어요'가 되는데 이것이 '봬요'로 줄어든다. 과거형에서는 '어제 뵈었다' 또는 '어제 뵀다'와 같이 줄여 쓸 수 있다. 또, '뵈다'의 어간 '뵈-'에 보조사인 '요'가 붙는 것은 문법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뵈요'라고 쓰면 틀린 것이다. 따라서 ‘뵈요’가 아닌 ‘봬요’로 고쳐 써야 한다.

 선생님 마음이 설레이는구나.

 현대국어에서 모든 동사나 형용사가 ‘이,히,리,기’와 같은 단형 사동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설레다’를 ‘설레이다’라고 표현한 것이다. '설레다'가 바른 기본형이므로 어간 ‘설레’에서 활용해야 한다. 그러므로 ‘설레이는구나’라고 쓰는 상황은, 사동의 상황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설레는구나’의 형태로 쓰는 것이 맞다.

김채은 기자
김채은 기자

 32141246@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