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강풀 vs 윤태호
42 강풀 vs 윤태호
  • 임수현
  • 승인 2014.09.07 01:08
  • 호수 13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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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품은 서사웹툰의 쌍두마차

강풀 “특유의 유쾌함으로 앞선 대중의 인기”
윤태호 “미스터리를 통한 인간의 부정적인 면 묘사”

오늘날 일상에서 흔히 즐겨보는 ‘웹툰’은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만화를 뜻하는 '카툰(Cartoon)'의 합성어로 각종 멀티미디어 효과를 동원해 제작된 인터넷 만화를 뜻한다. 과거 만화계에는 이현세와 허영만이 있었다면, 지금 웹툰의 라이벌 구도에는 강풀과 윤태호가 있다. 비슷한 연배의 두 작가는 ‘서사만화의 거장’으로 불리며 스크롤을 통해 대중과의 만남을 꾀하였다. 또한, 강풀의 <순정만화>와 윤태호의 <이끼>는 흥행한 영화라는 타이틀 외에 둘 다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화 된 작품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데뷔시기는 윤태호가 더 빨랐지만 대중의 인기는 강풀이 먼저 얻었다. 특히, <순정만화>는 6개월의 연재 기간 동안 하루 최고 조회 수 200만 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엄청난 인기를 끌은 강풀 웹툰의 특징은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두드러지고 이야기의 정교함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등장인물 간의 인과관계가 처음에는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고리들이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게 되고 그것은 이야기의 재미를 더욱 가중시킨다. 유머 콩트 만화를 그리던 강풀 특유의 유쾌함으로 어찌 보면 무리해 보일 수 있는 고등학생과 30살의 만남을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여준다. 이처럼 강풀의 <순정만화>는 사랑의 순수함이 사회적 편견을 넘어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첫 사랑의 추억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
반면, 윤태호는 종이 만화로 데뷔해 지속적으로 마니아층에서 두터운 지지를 받아왔지만 대중적이진 못했다. 그러다 결국 2008년 <이끼>를 웹에 연재하면서 웹툰계에 입문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영화 <이끼>의 흥행에 데뷔 17년 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조금은 뒤늦게 인기를 얻은 윤태호의 작품은 강풀처럼 휴머니즘을 추구하는 면이 비슷하지만 다른 미스터리를 통해 역사와 사회, 인간의 본질을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이끼>에서는 오로지 자신의 생존만을 위해 납작 엎드려 버텨온 생명체 ‘이끼’와 같은 한 인물을 통해 인간의 탐욕과 부정부패의 면을 잘 그려냈다. 온갖 부정과 불법을 저지르면서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 ‘천용덕’이라는 한 인간의 삶을 입체적이고 밀도 있게 그려 인기를 끌었다.
강풀, 윤태호가 한국 사회에서 최고의 만화작가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힘의 원천은 웹툰이라는 새로운 매체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독자가 쉽게 참가하는 '쌍방향성'에 있다. 댓글을 통해서 만화 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시정을 요구하거나, 만화 내용에 대한 사적인 의견을 표현하거나, 만화가에 대한 응원 등을 통해서 독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작가들 또한 독자들의 반응을 알 수 있고 의견을 반영하여 이야기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 이처럼 그들의 만화가 가진 힘은 단순한 재미와 스트레스 해소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과 함께 나누는 우리사회의 전반을 아우르는 소통이 아닐까. 임수현 기자 32120254@dankook.ac.kr

임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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