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주차장에 도착해 차에서 내렸을 때 연휴를 맞아 가족단위에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일주문에서 사찰경내까지 은행나무 길이 조성되어 있었고, 화사한 연등행렬이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은행나무 길을 올라서니 또 다른 사찰 주차장이 있었고 은행나무 길을 걸어오는 동안 따사로운 햇살과 바람이 살며시 볼을 스치며 도시에서의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녹아내리게 하는 듯 했다. 은행나무 길을 지나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사천왕문이었다. 사천왕상은 나무로 목각된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 곳 사천왕문에 있는 사천왕상은 드물게 흙으로 빚어져 있어서 궁금증을 자아냈다. 사천왕문을 지나 칠장사의 본전인 대웅전으로 갔다. 대웅전은 몇 차례나 불태워지고 새로 세워지는 과정을 거쳤는데 1704년에 증축된 것이 현재의 모습이라고 한다. 오랜 세월과 풍파 속에서도 대웅전의 모습에서는 웅장함과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대웅전에 아래 쪽에는 명부전이 위치해 있는데 명부전의 벽에는 칠장사와 관련된 역사적 인물들의 벽화가 세겨져 있다. 특히 궁예가 어렸을 적 머물렀던 모습이나 임꺽정의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 이런 벽화들로 인해서 칠장사의 역사와 관련 인물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명부전을 지나면 혜소국사와 7명의 도적으로 유명하였던 7인의 나한을 모신 나한전에 다다르게 된다. 나한전은 바윗돌 위에 주춧돌을 놓고 지은 작은 전각으로 과거를 보러가던 박문수가 하루 밤 머물렀던 곳으로 유명한데 이 곳에서 기도를 드린 박문수는 꿈에 나한들이 과거시험 문제를 알려주어 과거에 급제하게 된다. 그래서 그때부터 이 곳은 입시, 진급 시험을 보는 사람들의 기도장소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고한다.
내려가는 길에는 시원한 약수를 마실 수 있는 약수터도 있어 갈증을 해소 할 수 있었고,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칠장사 주변산길을 중심으로 둘레 길도 조성되어 있어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꼭 한번 들렀다 가는 곳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등산을 좋아하는 편이라 나중에라도 꼭 다시 한번 와서 둘레 길 걸어보고 싶다. 또 지역특산물을 파는 장소도 있었는데 버섯, 약재 등 품질 좋은 특산물들을 싸게 팔고 있어서 가족단위로 찾아온 많은 관광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렇게 산에서 내려와 다시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 잠시나마 도심 속 속세를 떠나 산속 사찰에서의 느꼇던 웅장함과 봄바람의 느낌은 다음 한주를 즐겁게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준 힐링의 시간이었다.
하경대 수습기자 52090656@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