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타임
어바웃 타임
  • 유성훈 필자:김종민
  • 승인 2014.09.18 19:04
  • 호수 13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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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존재하는 것이다

김종민(화학공학·2)

어바웃 타임
우리의 삶은 존재하는 것이다

2013년에 개봉한 ‘어바웃 타임’은 영화 홍보를 위한 포장을 멜로로 했지만 사실상 그 영화의 뚜껑을 열어보면 사랑이 아니라 영화 제목 그대로 정말 ‘시간’에 관한 이야기였다. 영화 후반부에서 아버지는 자신이 병으로 죽을 때쯤 주인공에게 매일을 두 번씩 살아보라고 했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대로 정말 하루를 두 번씩 살아 본다. 그는 두 번째로 살게 되는 하루에서 불안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게 되는 삶을 경험한다. 그러면서 그는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가는 여행을 하지 않게 되는데, 그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첫 번째 하루를 두 번째로 살았던 하루처럼 불안에 얽매이지 않고 정말 최선을 다해 살았기 때문이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멜로, 사랑에 초점을 둔 내 머릿속에 무심코 지나간 영화 제목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어바웃 타임!’ 그렇다. 이 영화는 시간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이것은 현 사회에 필요한 것이었다.
시간 관리가 내 인생을 좌우한다는 말을 현 사회에서는 심심치 않게 강조한다. 시간이 금이다. 부모님들이 자녀들을 향해 끊임없이 되새기는 말이다. 하지만 그 귀한 시간을 과연 우리는 귀하게 사용하고 있는가? 시간을 우린 사용하는 것인가 채워나가는 것인가?
자본주의 시대에 우리는 많은 부분 소유에 집착한다. 언어 중 영어에서도 사랑한다는 것을 과거에는 ‘사랑에 빠졌다’고 존재의 차원에서 말했다면 시간이 지나 현재에 올수록 ‘사랑을 가졌다’고 소유의 차원에서 말한다고 한다. 에리히 프롬은 자신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에서 소유와 존재에 관한 설명을 심도 있게 했다. 그 책에서 그는 ‘인간은 영원히 소유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어쩌면 ‘시간’은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사용하는 것, 즉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채워가는 것, 즉 존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을 사용하기에 바쁘다. 자신을 위해 삶을 위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연구하고 하나의 시간도 허투루 사용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게 사용한 시간으로 만들어진 자신은, 그리고 자신의 삶은 과연 행복한가? 우리는 고민해보아야 한다. 일에 치여 가족들 얼굴을 보기는커녕 나 자신을 돌아볼 겨를도 없는 사람들이 있다. 한창 뛰어놀 나이에 아직 오지 않은 대학입시를 위해 공부를 하며 꿈에 자신을 맞춰가는 아이들이 있다. 우리는 자신을 위해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위해 자신을 혹사시키며 사용하고 있다.
이젠 존재의 차원에서 자신을 돌보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걷고 있는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채워가야 한다. 시간을 쫓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자. 내일을 향해 있지만 우리가 사는 것은 오늘이다. 오늘 존재하고 있는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오늘의 자신을 멋있게 만들어줄 일에 최선을 다하자. 우리의 삶은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우리로 존재하는 것이다. 더 이상 ‘시간’을 사용하지 말고 가치 있는 일들로 채워 가보자.

유성훈 필자:김종민
유성훈 필자:김종민

 tjdgns2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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