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식후경 ①부산의 돼지국밥
한반도 식후경 ①부산의 돼지국밥
  • 미상유(http://misangu.kr)
  • 승인 2014.09.24 19:40
  • 호수 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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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사람의 소울푸드 돼지국밥

부산하면 떠오르는 음식! 무엇이 있을까? 많은 음식들을 떠올리겠지만 뭐니 뭐니 해도 돼지국밥이 아닐까 싶다. 돼지국밥은 부산 사람들에겐 소울푸드와 같은 음식이다.(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돼지 뼈를 우려 낸 뽀얀 국물에 말린 야들야들한 돼지고기와 그 아래에 깔린 밥을 수북이 떠서 한입 먹을 때면 헛헛한 외로움까지 달래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부산의 돼지국밥은 뭐랄까
? 조금 더 진하면서도 구수하고 찰진 맛이 있다. 그 국물 한 방울 한 방울이 몸을 이루는 세포 하나씩 어루만져주는 그런 느낌말이다. 그리고 가격까지 저렴해 부산에서 오래도록 서민들을 위한, 노동자를 위한 어머니 품 같은 따뜻한 음식이었다.

처음 돼지국밥을 먹으면 뜨끈하지만 뜨겁진 않은 국물 때문에 의아한 생각이 들 수 있다
. 이는 토렴을 하기 때문인데, 토렴은 뚝배기에 밥과 고기를 담은 후 뜨거운 국물을 국자로 부었다 따랐다 하면서 밥과 고기를 데우고 국물은 먹기 좋은 온도로 식히는 작업을 말한다. 토렴이 잘 된 돼지국밥은 밥알 하나하나에 국물이 잘 배어 그 맛의 진함이 일품이다. 하지만 요즘엔 남은 밥을 재활용 한다는 의심과 사람들의 취향 탓에 밥과 펄펄 끓는 국물을 따로 내는 따로국밥이 많아지는 추세여서 아쉽다

부산에 많은 돼지국밥 전문점 때문에 그 역사가 오래된 것 같지만 사실 이제 겨우 60년을 조금 더 넘겼다. 60여 년 전 부산은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육이오의 전쟁 통을 피해 겨우 부산에 도착한 피난민들은 먹을 것이 없어 힘든 날이 연속이었다. 전쟁 중에 물자는 귀하고 비쌌다.

그때 주요 먹을거리는 바로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잔반으로 끓인 희멀건 한 죽인 꿀꿀이죽 일명, 유엔탕이었고 이런 죽이 이북 피란민들과 함께 내려온 이북식 순대국밥과 융합이 되었다.

미군부대의 돼지 뼈로 우린 돼지국밥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전쟁이 끝난 한참 뒤에야 부산에 돼지국밥집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육이오 이전, 일제 강점기 시대에도 분명 일본의 영향으로 돼지 뼈를 고은 육수가 있었을 것이고, 고려시대에도 지배계층이 백성들에게 돼지고기와 개고기를 선사한 것을 백성들이 설렁탕처럼 고아 먹었다는 기록이 있는 만큼 유래가 깊은 음식이지만,(부산에는 76년 된 돼지국밥 집도 있다.) 현재 부산 돼지국밥의 원형은 6.25의 전쟁 중에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부산에서도 돼지국밥은 많은 식당들만큼이나 큰 틀을 유지한 채 다양한 방식을 선보이고 있으며 사용하는 돼지고기 부위만 해도 다양하다. 뼈는 돼지국밥의 맛을 유지하는 큰 틀이고 주로 머리고기를 제외한 삼겹살과 항정살, 그리고 앞다리살과 뒷다리살, 각종 내장이 사용된다. 보통 가격이 좀 비싼 집은 삼겹살이나 항정살을 사용하는 편이고 저렴한 집은 앞다리살이나 뒷다리살을 사용하는 식이다. 모두 섞어 사용하거나 가격 대 별로 달리 들어가는 집도 있고 취향에 따라 순대를 넣을 수도 있다.

아직까지 돼지국밥을 먹어보지 못했다면 꼭 부산 여행에서 돼지국밥을 먹어보길 추천하는 바이다.

작성자: 미상유(http://misang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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