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터치 110. 신개념 파도타기 여행, 카우치서핑
대중문화터치 110. 신개념 파도타기 여행, 카우치서핑
  • 임수현
  • 승인 2014.10.01 22:00
  • 호수 13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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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숙박을 위한 수단이 아닌 문화교류의 목적

‘카우치서핑(Couchsurfing)’이란 소파라는 뜻의 Couch와 파도타기라는 뜻의 Surfing이라는 단어를 합쳐 말 그대로 ‘여러 사람들의 카우치를 누비고 다닌다’는 귀엽고 신선한 이름이다. 카우치서핑을 검색하면 흔히 민박 정보 제공 사이트라고 소개하지만 여행 족을 위한 커뮤니티 사이트 정도가 더 알맞을 것 같다. 집을 빌려주는 사람을 호스트(Host), 여행을 하며 잘 곳을 찾는 사람을 서퍼(Surfer)라 부른다.


카우치서핑이 생긴 계기는 보스턴의 ‘케이지 펜튼’이라는 남자가 아이슬랜드로 여행을 가기 전 좀 더 저렴한 여행을 위해 1500명의 아이슬랜드 대학교의 학생들에게 본인을 재워줄 수 있냐는 메일을 보냈고, 50여통의 답변을 받으며 시작됐다. 보스턴으로 돌아온 케이지 펜튼은 카우치 서핑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현재 카우치서핑에 자신과 집에 대한 정보를 올리면 여행을 하는 서퍼들이 그 곳에 묵을 수 있는지 요청을 보낸 후, 호스트의 동의를 얻어 머무르게 된다. 또한 자신이 여행할 지역과 기간을 올리면 호스트가 자신의 집에 초대 할 수도 있다.


언뜻 생각해보면 무료로 자신의 집을 제공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카우치서핑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전 세계에 친구를 만들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요즘 부쩍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여행자는 낯선 곳에서 현지인의 삶 속으로 뛰어들어 문화, 정치, 역사 등 모든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으며 가이드북에 나오는 관광지가 아닌 그 나라 사람들이 알고 있는 뷰 포인트나 맛집을 찾아갈 수 있다. 또한 호스트는 여행자에게 자신의 집을 제공해 주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자국의 문화를 소개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여행자들이 누릴 수 있는 이런 이점 뒤에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카우치서핑 사이트는 호스트에 대한 평가를 남기는 '레퍼런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사이트에 익명으로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평가자가 실제로 호스트 집에서 묵었는지, 심지어 실존 인물인지조차 확인하기 어렵다. 갑작스럽게 호스트의 일정이 바뀌거나 연락이 닿지 않고, 심하게는 성추행 피해가 속속 드러나기도 했다. 때문에 안전한 카우치서핑을 위해 호스트의 후기와 계정 생성일을 확인하거나 인증마크를 받은 사람을 선호하고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만남의 설렘 또는 다시 만날 날의 기다림이 우리가 파도타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다. 카우치서핑을 이용하며 가장 어려운 것은 호스트를 구하는 것, 문화에 적응하는 것, 언어 등이 아닌 ‘헤어짐’이 아닐까.

임수현 기자 32120254@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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