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청산중학교 교육봉사

금지혜 기자l승인2014.09.30l1377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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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교실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모습

 이번 봉사는 학생들이 직접 모든 커리큘럼을 기획한 후 시작됐다. 송수민(무역·2)회장은 “우리가 마련한 프로그램을 아이들이 시시해하지 않고 즐거워할 수 있을까”라며 걱정했다. 교육전공이 아닌 대학생들이 중학생들을 상대로 직접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방학임에도 자주 죽전캠퍼스에 모여 많은 회의와 시뮬레이션을 행했다. 하지만 예산에 맞춰 모든 준비물을 사야했기에 더 좋은 수업을 진행하고 싶었던 욕심을 다 채울 수 없어 아쉬웠다.

 

 19일 봉사 당일, 이른 시간 죽전캠퍼스 곰상에 모여 함께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버스가 멈추고 도착한 그곳은 공해하나 없을 것 같은 청명한 공기로 가득했다. 청산중학교 건물은 오직2층으로 작은 운동장 하나를 가지고 있는데, 창밖으로 아이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건물에 들어서니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와, 요리를 할 수 있는 기술실, 가장 무서워했던 교무실, 교복을 입은 아이들 등 옛 추억이 떠올라 설렘은 더욱 커져갔다.

 

 먼저 교감선생님이 전하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듣고 강당에 모두 모였다. 강당은 급식실과 공용으로 쓰이는 곳이다. 3학년부터 줄맞춰 앞에서부터 앉아있는데 학년별로 아이들이 풍기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한창 사춘기일 3학년 학생들은 키도 크고 인상도 강렬하다. 반면에 맨 뒤에서 옹기종기앉아 신기한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는 1학년 아이들은 초등학생티를 갓 벗은 귀여움이 남아있다.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송 회장이 간단한 우리 대학소개를 한 후 각 학년별로 담당하게 될 선생님들을 소개했다. 기자는 1학년 학생들의 선생님을 맡았다.

 

   
▲ 선생님과 아이들이 조를 이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각자 교실로 흩어져 본격적인 아이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각 학년별로 5~6명의 선생님이 담당을 맡았는데 한 명은 팀장으로써 수업을 진행하고 각 팀원들은 4~5명의 아이들과 조를 이뤄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 전 가진 오리엔테이션시간, 처음 교실로 들어서기 전의 긴장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몸으로 말해요’ ‘자음으로 영화이름 맞추기’ 등 소박한 게임에도 아이들은 웃고 떠들며 활발하게 게임에 참여한다.

 

 수업은 같은 과정을 학년별로 번갈아가며 진행한다. 1학년들의 1교시는 ‘팥빙수 만들기’이다. 아이들은 기술실에 모여 얼어있는 우유를 숟가락으로 열심히 깨고, 각자 원하는 토핑을 얹어 먹었다. 2교시는 ‘엽서 만들기’로, 기본 틀만 갖춰진 엽서를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뒷면은 스스로 꾸며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엽서를 보내는 시간이다. 당연히 부모님께 쓸 줄 알았던 편지는, 자신의 여자·남자친구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틀에 박힌 생각을 가졌던 기자의 어린 시절과는 다르게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새삼 ‘세대차이’가 느껴진다.

 

 첫 날 일정을 모두 마치고 하교하는 학생들을 지켜봤다. 청산중학교 학생들은 집이 학교 근처에 있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이 셔틀버스를 이용하며 1시간 이상을 달려야 집에 갈 수 있어 방과 후에는 같은 반 친구들을 자주 만나지 못한다. 하지만 청산중학교 학생들의 우정이 돈독해 보이는 건 어쩌면 입학부터 졸업까지 함께 같은 교실에서 생활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자와 선생님들은 함께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식당까지 걸어가다 보니 학교 바로 옆 큰 소 우리와 만연에 펼쳐진 꽃밭이 있다. 펼쳐진 꽃밭 옆을 거닐고 있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흔히 말하는 ‘힐링’은 별게 아니라고. 공기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나에게는 진정한 힐링인 듯하다. 고생한 뒤의 저녁은 꿀맛 같다. 저녁을 먹고 나서 하루 동안의 피드백을 하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두 각자의 반에서 학생들과 돈독한 우정을 쌓아 말하는 내내 훈훈한 모습이 보기 좋다. 박관주(소프트웨어·4)씨는 “중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너무 재밌게 놀아 힘든 것도 잊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남 학우들은 강당 옆 예절실에서, 여 학우들은 본 건물 뒤 작은 숙직실과 교사휴계실에서 일과를 마무리한다. 즐거워보기이기만 했던 이들도 피곤했던지 짧은 얘기를 오순도순 나눈 후 금방 잠을 청했다.

 

   
▲ 수업시간 '그림으로 말해요'게임을 하는 모습

 해가 뜬 다음날도 연천의 공기는 상쾌했다. 간단하게 기술실에서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한 후 셔틀버스를 타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았다. 둘째 날은 조금 더 화기애애한 분위기이다. 서로 장난도 치고 함께 카메라로 사진도 찍으며 이전보다 더 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첫 수업은 ‘비누 만들기.’ 과학실에 모여 알코올램프로 비누베이스를 녹인 후 여러 첨가물을 넣고 굳혀 비누를 만드는 것이다. 불을 사용하기에 안전이 가장 중요했는데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고 의젓하게 불을 다루는 모습에 이틀만이지만 내 자식처럼 대견하다. 비누 만들기를 마치고 교실에 돌아왔다. 이번 시간에는 학생들과 ‘플래너 만들기’ ‘자신의 SWOT분석’을 하며 미래에 대해서 얘기해본다. 서울과 다르게 방과 후 특별하게 추가적인 교육을 받지 않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꿈을 물어보니 “아버지가 하시는 사업을 함께 할 것” “축구선수가 될 것” “프로게이머가 될 것” 등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미래에도 계속 하고 싶어 한다. 취업난으로 현실에 맞닥뜨려 꿈이란 것을 생각해 본 지 오래된 선생님들에게 어릴 적 써봤던 장래희망을 생각하게 해준다.

 

 모든 교육 커리큘럼을 마치니 벌써 이틀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아이들과 헤어질 시간. 교실에서 1학년 아이들이 적은 칠판의 메시지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으며 소중한 추억을 마무리 짓는데 가슴이 뭉클하다. 한예흠(13)군이 적은 “선생님 저를 절대 잊지 마세요”라는 메시지가 가장 선명하게 보였다. 아이들의 마지막 인사말 “선생님 가지 마세요,” “내년에도 꼭 또 오세요”를 들으니 짧았던 일박이일이라는 시간의 서운함이 확 밀려온다.

 

 그 후 강당에 모여 우리 대학의 간단한 학과 소개와 동아리 소개를 하고, 블랙베어즈와 모닥불 밴드의 작은 공연을 보았다. 청산중학교 이현자(00)교장은 “일박이일 간 좋은 시간을 아이들에게 만들어주어 정말 고맙다”며 “다음에도 좋은 기회로 다시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송수민 회장은 “짧은 일정동안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유대관계가 돈독해져 너무 기쁘다”며 “하루가 정말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평범한 학생인 우리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잘 따라준 아이들이 정말 고맙고 아직까지 그립다. 가르친 것 보다 배운 것이 더 많았던 교육봉사. 연천중학교 아이들과의 인연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싶다.

 

 금지혜 기자 jhkeum924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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