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식후경 ⑦ 영덕 대게
한반도 식후경 ⑦ 영덕 대게
  • 미상유
  • 승인 2014.11.06 23:42
  • 호수 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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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따질 것 없이 찰진 고소함

경상북도 영덕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라면 아마도 누구나 영덕 대게를 떠올릴 것이다. 영덕은 잡히는 곳을 뜻하고, 대게는 크다는 뜻이 아닌 게의 발이 대나무의 마디 모양처럼 생기고 비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때문에 예전엔 죽촌(竹寸)’이나 죽육촌(竹六寸)’이라고도 불렸으며 다리 마디가 6개라서 육촌(六寸)’이라고도 불렀다.

긴 다리에 오동통 꽉 차 있는 게살의 맛은 일품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하며, 매년 4월이면 영덕 대게축제가 열려 많은 사람들을 불러오고 있다.

대게는 동해안 전역에서 자라며 영덕과 울진 등의 연근해에서 많이 잡는다. 특히 울진 앞바다 왕돌초에서 많이 잡힌다. 그렇기에 울진에선 울진 대게로 하는 것이 맞다. ‘영덕에선 아니다, 우리가 원조다라며 다툼을 벌이지만 사실 다 같은 한바다에서 잡은 대게이다. 울진군에서도 대게가 많이 잡혔지만 영덕 대게의 이름이 먼저 알려지게 된 것은 1930년대 교통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교통이 편리한 영덕으로 대게를 옮겨 온 후 전국 각지로 보냈기 때문에 집하지인 영덕의 이름이 붙었다. 울진에서는 억울 할만도 하다.

몇십 년 전만해도 대게는 흔하디 흔했다. 영덕 강구항과 울진에서는 산더미처럼 대게를 잡아 들였고 그땐 비싸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잡아들인 탓에 지금은 가격이 비교적 고가이며 박달 대게는 한 마리에 몇십만 원이나 한다. 때문에 현재는 영덕에서도 대게 외에 러시아산 홍게나 킹크랩 등도 많이 취급한다.

대게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지금은 4월에서 11월까지는 금획기간이며 암게(빵게)12cm 이하의 새끼 대게는 잡을 수 없다. 그래서 대게잡이 배엔 전용 자가 있어 한 마리 한 마리 크기를 재서 작은 놈은 바다로 돌려보내고 큰놈만 항구로 들여온다.

대게는 보통 황금색, 은백색, 분홍색, 홍색 등 네 종류로 나뉘며 크기보다 살이 단단할수록 대우를 받는다. 그리고 황금색인 대게는 참대게 또는 박달대게라 불리며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 살이 단단한 대게를 찐 후 다리 살을 발라내 먹는 맛은 그 어떤 진수성찬과도 비교 할 수 없겠다. 야들야들하면서 차지고 그 향이 입 안을 가득 채워 진한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마지막 대게 내장에 밥을 비비거나 볶아 먹는 맛은 환상 그 자체이다.

영덕과 울진의 항 주변엔 수십 아니, 수백 곳은 넘는 대게전문점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근처 시장에선 살아 있는 대게를 바로 쪄서 포장해주며 택배로도 받아 볼 수 있다. 대게 천국이라 하겠다. 대게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아무래도 대게 찜으로 먹는 것을 추천하며 대게회나 튀김, 전골로 먹어도 맛이 좋다. 껍질에서 우러나오는 육수가 일품이기에 대게를 넣은 국물에 라면을 끓이거나 각종 찌개나 국을 끓여도 맛이 좋다. 영덕엔 걷기 좋은 블루로드 트레킹 코스도 있으니 이번 주말에 동해안의 경치에 취하고 영덕 대게의 맛에 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작성자: 미상유(http://misang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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