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식후경 ⑥ 통영 굴
한반도 식후경 ⑥ 통영 굴
  • 미상유
  • 승인 2014.11.07 09:50
  • 호수 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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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과 맛에 가득 담긴 바다의 미학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은 여느 한국의 항구도시와는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작은  항구와 그 주변에 늘어선 건물은 한국적이면서도 이국적인 풍취를 전해 여행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준다. 미륵산 봉수대에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한려수도와 통영항이 있으며, 케이블카를 탄 후 동피랑 마을을 산책한 뒤 근처의 중앙시장에서 해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좋다.

여행의 꽃은 볼거리도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먹거리! 통영에서 가장 흔하게 찾아 볼 수 있는 것은 언제부터인지 유행하게 된 통영꿀빵이 있다. 그리고 바로, 충무김밥! 통영의 옛 이름은 경상남도 충무이다. 전국 어디서나 맛 볼 수 있는 그리고 휴게소 단골메뉴인 충무김밥은 밥을 김에 말아서 양념한 갑오징어와 무를 곁들인 간단한 요리로, 간단하지만 깊은 맛을 자랑한다. 특히 통영항 주변에서 먹는 충무김밥은 막상 먹을 땐 별 것 없다고 생각되지만,  먹고 나서 집에 가게 되면 은근히 생각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충무김밥이 유명해진 것은 80년대 초부터이며 국풍81에서 어두이(魚斗伊) 할머니가 판 김밥이 매스컴의 주목을 받으면서부터이다. 충무김밥의 유래는 해방 이후 고기잡이를 나가는 남편이 식사를 매번 거르는 것을 안타까이 여긴 아내가 남편을 위해 만들어 준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처음엔 그냥 김밥을 싸줬는데 금방 쉬어 먹지 못했기에 속없는 밥만 만 김밥을 만들고 반쯤 삭한 꼴두기 무침과 무김치를 따로 담아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통영에선 빼때기죽이란 것을 찾아 볼 수 있다. 한국의 향토음식 유래 중 많은 이유가 되는 고단한 시절에 먹거리가 부족해 고구마를 이용한 요리가 하나 있다. 고구마 말린 것을 바로 '빼띠기'라고 하는데 이 빼때기와 팥, 강낭콩, 조를 함께 넣어 끓인 죽이 바로 '빼때기죽'이다. 은은한 고구마향이 나는 고구마죽으로 특히 동치미나 열무김치와 잘 어울리며 지금은 통영의 별미 음식으로 자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제부터 추워지고 따뜻해지려는 초입까지 제 맛인 통영굴이 있다. 조석간만의 차가 큰 통영 앞바다에서 전국 유통굴의 80%가 생산된다. 원래 굴은 간조엔 물 밖으로, 만조엔 물 밑으로 가라앉는 환경에서 많이 자라지만 지금은 바다에 부표를 띄우고 그 아래에 굴 껍질이나 조가비껍데기에 어린 굴을 붙여 아래로 늘여 뜨려 키우는 수하식으로 많이 키운다. 자연산보다 굴 향은 약간 덜하지만 씨알이 굵고 우유와 같은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갓 딴 굴이 입 안 가득 채우며 바다의 향기를 전해주는 신선함은 오직 통영에서만 느낄 수 있다. 통영 앞바다에선 새벽부터 굴 따는 작업이 한창이며 굴공장에선 아주머니들이 굴을 일일이 까고 세척한다. 이 굴은 전국 시장이나 마트에서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볼거리와 맛있는 먹거리가 많은 통영! 이번 주말엔 통영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작성자: 미상유(http://misang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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