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Talk! ⑦ 연인의 대화
훈민정Talk! ⑦ 연인의 대화
  • 김보미
  • 승인 2014.11.07 11:38
  • 호수 138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긴 맛좋은 음식들이 많대.

 
음식의 맛을 표현하는 ‘맛있다’와 ‘맛없다’가 하나의 단어이기 때문에, ‘맛좋은’도 같은 맥락으로 붙여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맛좋은’은 ‘맛이 좋은’이란 구성에서 줄여진 표현이다. 따라서 생략된 조사 ‘이’를 고려하여 ‘맛 좋은’으로 띄어 써야 한다. 비슷한 의미에서 ‘맛좋다’, ‘맛좋고’와 같이 용언을

 변형해 표기한 경우에도 모두 ‘맛 좋다’, ‘맛 좋고’로 띄어 쓰거나 ‘맛이 좋다’, ‘맛이 좋고’로 고쳐 쓰는 것이 옳다.

쭈꾸미, 따뜻한 육계장
음식점의 간판이나 메뉴판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잘못된 표현들이다. 때문에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원칙대로라면 쭈꾸미는 ‘주꾸미’로, 육계장은 ‘육개장’으로 써야 한다. 주꾸미의 경우 중간글자인 ‘꾸’에 이끌려 앞 글자 ‘주’까지 된소리 [쭈]로 잘못 발음하고 표기되곤 한다. 하지만 표준어와 표준 발음은 ‘주꾸미[주꾸미]’이다. 육개장은 삼복더위에 보신을 위해 먹었던 ‘개장’에서 개고기 대신 소고기를 넣은 국으로, ‘육계장, 육게장’으로 잘못 쓰는 경우가 있으나 ‘육개장’만을 표준어로 삼는다.

안 땡겨/ 피자가 땡기다고 하더니만….
우선 남자가 대화에서 사용한 ‘땡기다’는 국어엔 없는 틀린 말이다. 이는 ‘좋아하는 마음이 일어나 저절로 끌리다’의 의미인 ‘당겨’와 ‘당기다’로 고쳐 써야 한다. ‘당기다’는 그 외에도 △입맛이 돋우어지다 △물건 따위를 힘을 주어 일정한 방향으로 오게 하다 △정한 시간이나 기일을 앞으로 옮기거나 줄이다 등의 여러 의미로 사용된다. 이러한 ‘당기다’와 비슷하게 들리는 ‘댕기다’와 ‘땅기다’를 쉽게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 “담배에 불을 댕겼다”와 같이 불(火)과 관련된 경우엔 ‘댕기다’를, “얼굴이 땅긴다”와 같이 신체의 부위나 상처가 팽팽한 느낌이 들거나 아플 때는 ‘땅기다’를 사용한다. 그 외에는 모두 ‘당기다’를 쓰는 것이 옳다.

그렇지만은 갑자기 먹고 싶은걸 어떡해.
‘그렇지만은’은 국어에 없는 말로, 우리가 잘 사용하는 접속부사 ‘그렇지만’의 본말은 ‘그렇지마는’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만은’과 ‘-마는’의 차이를 알 필요가 있다. ‘만은’은 보조사이고, ‘마는’은 어미이다. 보조사는 ‘너만은’과 같이 체언의 뒤에 사용되며, 어미는 주로 용언의 뒤에 사용된다. ‘그렇지마는’의 경우, 어떤 사실이나 내용에 시인하면서 그에 반대되는 내용이나 조건을 덧붙일 때 쓰는 연결 어미인 용언으로서 적용된다.

김보미 기자 spring2@dankook.ac.kr

김보미
김보미

 spring2@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