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버덕이 주는 치유의 메시지
러버덕이 주는 치유의 메시지
  • 이용호 수습기자
  • 승인 2014.11.07 11:48
  • 호수 13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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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당신을 어루만져주는 대형 고무 오리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러버덕’이 나타났다. 어릴 적 욕조에 띄워 가지고 놀던 노란 고무 오리가 이제는 평화와 행복의 세계적 상징물이 되어 석촌호수에 띄워졌다. 네덜란드 작가 ‘플로렌틴 호프만’이 제안해 시작된 러버덕 프로젝트는 전 세계 주요도시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했다. 행복을 전하며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러버덕은 서울을 종착역으로 아시아 투어를 끝마칠 예정이다.
러버덕이 전하는 메시지는 “즐거움을 전 세계에 퍼트리다(Spreading joy around the world)”이다. 고무 오리 하나에 ‘힐링의 메시지’를 담는 것이 호들갑스러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유난히 올 한해 다사다난 했던 대한민국에서 이 고무 오리는 귀여운 미소로 국민들의 침울하고 얼어붙은 마음을 잠시나마 무장 해제 시켜준다. 또한 러버덕은 다양한 패러디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커다란 오리가 호수 위 다리에 머리를 부딪친 사진에 ‘나 머리 쿵해쩌’라는 제목을 달거나, 러버덕의 공기를 빼내며 해체되는 모습의 사진에 ‘나 머리끄댕이 잡혀쩌’나 ‘나 잠수타쩌’와 같은 제목을 달아 대중의 미소를 이끌어냈다. ‘출근vs퇴근’의 제목으로 러버덕의 해체사진과 완성사진을 비교해 직장인들에게 활력을 주기도 했다.
이처럼 러버덕 프로젝트는 등장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서울 잠실에 유치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장소의 선정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다. 빈번한 싱크홀의 발생과 제2롯데월드 공사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롯데백화점에서 인근의 석촌호수를 러버덕 프로젝트 장소로 유치하며 대중의 눈을 돌렸다는 마케팅설이 러버덕 프로젝트 장소 선정 논란에 불을 지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실제로 제2롯데월드의 개장에 맞춰 러버덕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작가인 ‘플로렌틴 호프만’에게 접촉하였으며, 현재 롯데월드나 롯데호텔, 롯데백화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러버덕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롯데백화점은 러버덕 프로젝트에 숨겨진 영리적 의도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단순히 즐거움과 행복을 주기 위해 설치된 러버덕이 영리를 목적으로 한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무조건 비난을 하기는 어렵다. 물의 유속이나 접근성을 고려할 때 서울 시내에 러버덕을 설치할 만한 곳이 석촌호수밖에 없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도야 어찌됐든 러버덕이 사건 사고가 많았던 우리 국민들의 상처받은 가슴에 행복의 작은 도화선이 된 것만은 확실하다. 추억 속 집 안 욕조에 떠있던 작은 고무오리가 부쩍 커져서 내 집 앞 호수에 떠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릴 적 동심에 빠질 수 있었고, 함께 웃을 수 있었다. 지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러버덕을 보며 어릴 적 느꼈던 행복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이용호 수습기자 32091008@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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