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연구윤리
과학자의 연구윤리
  • 김보미
  • 승인 2014.11.11 12:58
  • 호수 13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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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태’ 이후 9년, 과학연구윤리 제대로 지켜지고 있나
9년 전 대한민국을 뒤흔든 ‘황우석 박사 사건’이 최근 영화 <제보자>에 의해 다시 회자되고 있다. 황우석 사태는 그 당시 우리 사회에 줄기세포 조작스캔들, 저널리즘의 공공성 문제 등 수많은 논란거리를 던지고 갔다. 영화에서는 그 중 황우석 신드롬을 조장했던 언론과 언론윤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이 사태에서 가장 크게 주목해야 할 건 근본적으로 ‘과학자의 연구윤리’ 문제이다.

황우석 박사는 줄기세포 추출 과정에서 수많은 인간배아를 파괴했다. 여기서 배아를 단순한 세포조직으로 보느냐, 인간 생명체로 보느냐에 따라 의학적·윤리적 논란이 뒤따른다. 배아를 인간 생명체로 볼 경우 배아 파괴는 곧 살인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절충안으로 인공수정 과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잔여동결배아를 연구소재로 삼겠다는 입장도 있었으나, 이 또한 논란을 종식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윤리적인 시각에서 과연 어디까지를 ‘생명’으로 봐야 할 것이며, 이처럼 과학연구를 위해 무고한 생명들이 파괴되는 현상을 정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

줄기세포 연구논문 결과는 결국 조작극과 대국민 사기극으로 귀결됐지만, 이를 시작으로 생명윤리에 어긋난 과학자들의 연구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종 장기이식(동물로부터 장기를 적출하여 인간에게 이식하는 것)이나 형질전환(외부에서 주어진 DNA로 생명체의 개체나 세포의 형질을 유전적으로 변화시키는 것)과 같은 실험들은 이제 ‘과학의 발전’이란 명목 하에 우리 사회에서 만연하게 통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생명의 가치가 점점 경시되고 급기야 생명을 사고파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의 발전에 비해 윤리적인 차원의 고민이나 관련 법령은 발전은커녕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사회를 진정 ‘발전하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과학자들의 무분별한 과학연구와 이로 인해 무너진 우리 사회의 생명윤리. 지금 이 시점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김보미 기자 spring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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