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人 문화 in 103.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문화 人 문화 in 103.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 김보미
  • 승인 2014.11.11 13:14
  • 호수 137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는 힐링 뮤지컬
아직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크리스마스’하면 누구든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어쩌면 일상과 관계에 지친 당신에게 크리스마스의 선물처럼 다가올 힐링 뮤지컬이다. 당신이 잠든 사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극의 초반은 미스터리 추리극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가톨릭 재단의 무료병원 후원금 모집을 위한 다큐멘터리 생방송 촬영을 앞둔 크리스마스이브 날 저녁, 602호의 하반신 마비 환자 최병호가 사라졌다. 배우들은 첫 등장부터 “없네 없어”를 노래하며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이를 시작으로 병원장인 베드로 신부가 최 씨의 실종을 둘러싼 비밀을 밝히기 위해 602호의 환자들을 하나씩 취조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실종환자 최 씨는 감쪽같이 사라졌지만, 그와 관련된 미스터리한 단서들이 하나 둘 씩 나타난다. 알코올 중독자 숙자언니의 비어 있는 수면제통, 자원봉사자 정연의 사라진 코트, 치매노인 점례 할머니의 아리송한 말들, 닥터 리의 차에 감겨있는 체인까지…. 단서들이 하나둘 씩 나타날 때마다 그와 관련된 등장인물들의 가지각색 사연들이 함께 더해진다.

가장 큰 특징을 말하자면 이 뮤지컬은 한시라도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자칫 뻔하고 지루하게 흘러갈 수 있는 이야기의 구성을 과감히 비틀고,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거나 강렬한 음악으로 분위기 전환을 꾀한다. 또한 배우들은 총 7명이지만 극중의 등장인물은 30명이 넘는다. 배우들이 모두 알차게 ‘1인 다 역’을 소화한 것이다. 치매노인 점례 할머니가 술집의 마담이 되기도 하고, 시종일관 상냥한 봉사자 정연이 빚쟁이가 되는 등의 장면들을 보며 관객은 배우들의 다양한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극의 중간마다 관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무대 세트가 크게 전환될 때마다 객석엔 불이 켜지며 배우들은 관객에게 말을 건다. 꽃이나 책 같은 작은 선물을 주기도 한다. 또한, 선착순 3명에 한해서 공연 전에 상대방에게 전하고 싶은 편지를 미리 맡겨두면 극중 배우가 직접 편지를 배달해주고 읽어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러한 깨알 같은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되도록 앞자리에 앉길 추천한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참신한 구성으로 소극장 창작 뮤지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5년 대학로에서의 초연을 전석 매진으로 시작해 대학로를 대변하는 창작뮤지컬로 자리 잡았으며, 개막과 동시에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과 작사·극본 상을 수상했다. 이러한 관객들의 사랑에 힘입어 공연 주최 측에서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과연 크리스마스이브 밤에 사라진 최 씨는 어디로 간 것이며, 그가 남긴 단서들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친구나 연인과 함께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를 관람해 보자. 2015년 1월 4일까지 대학로의 예그린씨어터에서 상연된다.


김보미 기자 spring2@dankook.ac.kr
김보미
김보미

 spring2@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