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One 컴퍼니’ 박영동 대표 : 산처럼 쌓인 실수를 딛고 정상에 오르기까지
‘One&One 컴퍼니’ 박영동 대표 : 산처럼 쌓인 실수를 딛고 정상에 오르기까지
  • 박미나 기자
  • 승인 2014.11.11 18:25
  • 호수 13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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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액정강화필름의 역사를 바꾼 박영동 대표

일본 신주쿠의 카페에서 유통회사 ‘one&one 컴퍼니’의 박영동 대표를 만났다. 어린시절을 일본 나고야현 마츠모토에서 보내고 고려대학교 어학당을 다니며 한국에서 ‘one&one 컴퍼니’란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오고, 칠전팔기의 마음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을 재개한 후 현재 스마트폰 액정강화필름 사업으로 일본 국내에서 저명한 사업가가 됐다. 박영동 대표가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스토리를 들어봤다. <필자 주> ▲ 본인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소개해 달라. 해외에서 유행하고 있는 제품 또는 일본이나 국내에는 없지만 참신한 아이디어 제품들을 수입해서 국내에 유통하는 일을 한다. 한 사례로 운동화 액세서리 같은 경우, 한국에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개성이 강한 일본의 젊은 학생들에겐 인기를 끌 것 이라는 판단이 들어 유통을 했다. 냉장고, TV같이 부피가 큰 가전제품보다는 스마트폰 액정강화필름 같은 작지만 실용적이고 강한 아이템을 주로 유통한다. ▲ ‘재일교포 사업가’라는 점이 특이하다. 어떻게 사업을 시작했나? 어렸을 때 나고야현에 있는 ‘마츠모토’라는 시골에서 생활했다. 국적이 한국이었던 아버지는 마츠모토 내에서 자급자족으로 성공한 사업가로 재일교포 협회 임원이셨다. 그 당시 한국 대통령과 자리를 마주할 만큼 국내에서도 영향력이 있으신 분이셨다. 따라서 어렸을 때부터 종종 한국에 들릴 때가 많았고, 대학생이 됐을 땐 고려대학교 어학당을 다니면서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졸업 후에 기업에 들어가 임원들에게 일어를 가르치는 일을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고 일에 대한 회의감도 생기곤 했다. 그래서 두 나라를 오가며 여태까지 경험한 것을 토대로 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무역 사업을 하기로 결심하고,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 한국에서 사업하면서 어떤 어려운 점이 있었는가? 어린 시절을 일본에서 지내다 보니 한국의 트렌드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사업 초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일본인은 실용성보단 아기자기한 디자인을 중시하는 반면, 한국인은 실용적인 측면이 우선인 점을 파악하지 못해서 계속 실패를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집안사정이 경제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 처했고 사업을 이어갈 자본을 무리하게 대출받느라 집엔 빨간색의 가압 딱지가 붙게 됐다. 집안 곳곳에 붙어있는 가압 딱지를 보면서 해서는 안 될 생각이 들 때도 있었고 하루하루 절망을 느끼며 살았다. ▲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재개한 원동력이 무엇인가? 처음 가전가구 하나하나에 가압 딱지가 붙은 것을 보면서 누구보다 힘들어할 사람은 내가 아닌 우리 가족들이라 생각하고 더 죄책감이 들었다. 모든 것을 다 잃었다고 생각했을 때, 아이템을 바꿔 다시 시작해보자는 직원의 제안과 딸들의 응원이 있었다. 평소와 같이 밝은 표정을 유지하고 오히려 더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는 딸들을 보면서 힘이 났다. 가압 딱지가 철수되고,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며 한국에서의 사업을 뒤로한 채 일본에서 다시 사업을 재개했다. ▲ 스마트폰 액정강화필름 사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는가?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을 때 도쿄에서 열리는 아이디어 제품박람회에 초청 문의 전화가 왔다.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꼭 참가하고 싶던 박람회였고 그 곳에 우리의 제품을 선보이는 장면을 꿈꾸며 달려왔는데 먼저 연락이 온 것이다. 그 때 우리가 정말 성공했다는 것을 실감했다. 한 달 동안 박람회에 나가기 위해 밤을 새가며 준비를 했고 거래처들과 더 자주 만나 제품을 사용 중인 고객들의 불만과 좋은 점을 접수했다. 대규모의 박람회라 설렘보단 걱정이 앞섰지만 하던 대로 하라는 주변의 응원 덕에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현 제품을 더 보완하여 박람회에 참가하고 싶다. ▲ 성공에 도움을 준 결정적인 습관은 무엇인가? 스마트폰 액정강화필름 사업이 내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여태까지 겪은 실패를 두 번 다시 하지 않도록 심사숙고하며 진행했다. 제품에 컴플레인이 들어오면 바로 수정할 수 있도록 힘들어도 매일 밤 직원들과 회의를 했고 직접 공장에 찾아가는 수고를 하면서도 유통과정을 이해하려 했다. 성공원인은 많은 실수 속에서도 반복하는 실수가 적었던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전에는 대형 화이트보드에 실수들을 적어가며 작업을 진행할 때마다 확인을 했지만 이젠 겪었던 실수를 머리가 기억해서 몸이 고생하는 것을 줄인다. 사업하면서 겪었던 실수와 실패들을 다시 번복하지 않는 습관이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찾아오는데 크게 기여를 했다. ▲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값진 실패는 무엇인가? 일본에서 사업을 막 시작했을 때, 직원이 당시 한국에서 유행했던 ‘달팽이 크림’을 유통시켜보자고 제안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직원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아이템을 넘긴 적이 있었다. 그 거래처는 이후 다른 곳에서 달팽이크림을 유통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때 내가 좀 더 직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하는 노력을 했었다면 후회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 후로 직원들의 말에 더 집중하고 의기투합하는 자세를 갖게 됐다. 지금 나에게 성공을 가져다준 스마트폰 액정강화필름 역시, 직원들의 의견 하나하나를 듣지 못했다면 탄생하지 못했던 제품이다. ▲ 본인이 왜 무역업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으며, 어떤 노력을 했는지? 시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꼼꼼하고 분석적인 성격이 무역업을 하는데 도움을 준 것 같다. 3형제 중 막내라서 활발하고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도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적합하다. 거래처와 자주 만나면 제품이나 시장에 대한 이야기 이외에도 역사나 시사 같은 사적인 이야기도 하게 되는데, 말이 끊이지 않기 위해서 수시로 역사와 시사 공부를 한다. 어렸을 때부터 역사를 좋아하기도 했고 공부하는 습관이 생기니 짧은 출근길에도 역사책을 읽게 됐다. 그 후, 거래처 사람들과 사적인 만남도 자주 갖게 되고 이는 곧 매출에도 영향을 줬다. 본인이 부족한 점을 먼저 파악하고 결점을 채우려 노력하는 것이 어느 방면에서나 성공의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 무역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나의 20대는 “무조건 부딪혀 보자”라는 마인드를 가지며 지냈다. 그땐 내 기준에 괜찮다 싶으면 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러면서 실패도 많이 겪었지만 그때 실패를 먼저 겪지 않았으면 나의 성공도 뒤로 늦춰졌을 것이다. 특히나 무역업은 실패를 겪지 않으면 성장도 없기 때문에 진정으로 무역업에 종사하기 원한다면 일단 실행하고자 하는 패기가 필요한 것 같다. 그게 대학생에게 주어진 특권이고, 나중에 큰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해외여행을 배낭여행으로 혼자 많이 다녀오는 것이 좋다. 여행을 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보고 부딪히다보면 한국에 돌아왔을 땐, 한층 더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박미나 기자 mina800@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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