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막하 46. 미생 웹툰 vs 드라마
막상막하 46. 미생 웹툰 vs 드라마
  • 이용호 수습기자
  • 승인 2014.11.11 19:43
  • 호수 138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드라마가 걷어낸 만화 속 바둑돌의 향기
tvN 드라마 ‘미생’의 인기가 뜨겁다. 누적 조회 수 10억 건을 기록한 원작 웹툰 ‘미생’을 넘어서는 인기를 기대하기는 아직 어려워 보이지만, 상승세를 이루고 있는 시청률은 미생 붐이 다시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생은 바둑에서 ‘집이 아직 완전히 살아있지 않은 상태’로, 상대의 돌이 들어오면 내 돌을 다 잃을 수도 있는 불완전한 상태라는 뜻이다. 바둑이 인생의 전부였지만 프로입단에 실패하게 되면서 세상에 버려진 주인공 ‘장그래’. 낙하산이라 불리며 국내외 시장의 유통을 관리하는 종합상사에 입사하게 되었지만, 냉혹한 현실에 부딪히며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바둑에서의 불완전한 상태, 미생과 같다.
하지만 드라마는 어쩐지 바둑과는 조금 멀어진 것 같다. 현실적인 사회 속 직장인의 삶을 그려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드라마지만, 웹툰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던 바둑의 향기가 드라마에서는 많이 걷히면서 스토리의 감동이 반감되는 아쉬움이 남는다.
드라마에서 사라진 바둑의 자취를 몇 가지 이야기해보자면, 첫 번째로 웹툰에서는 회마다 ‘조훈현 선수’와 ‘녜웨이핑 선수’가 뒀던 ‘제1회 잉씨배 결승 바둑 기보’를 그려 넣었다. 각 회가 연재되며 한 수씩 진행되는 바둑의 진행 상황이 웹툰의 흐름과 절묘하게 어울리며 만화를 읽는 재미를 더했다. 기보에서 단수를 칠 경우에 만화의 내용도 커다란 흐름의 변화가 오는 등, 웹툰은 기보와 만화를 함께 보면서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장그래’가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이 웹툰에서는 바둑에 기초했다. 바둑을 둘 때 떠오르던 묘안이 회사 생활 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던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 속 ‘장그래’의 인생은 단지 바둑을 두던 기원생이 회사에 입사해 놀라운 판단력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가고 있을 뿐 바둑의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미생’의 가장 큰 특징인 ‘바둑’을 걷어내 버린 것은 ‘미생’이 줄 수 있는 재미가 반으로 줄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드라마 ‘미생’도 만화와 다른 재미를 준다. 대한민국 내 직장인들의 희로애락을 잘 담아내면서 드라마가 아닌 현실 같은 상황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냈다. 또한 웹툰과는 다른 이야기를 각색해 지루하지 않게 드라마다운 이야기도 그려 넣었다. 웹툰과는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장그래의 회사 생활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록 드라마가 만화 속 모든 것을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한수 한수씩 집을 지어가는 드라마 ‘미생’ 속에서 웹툰과는 다른 매력을 느껴볼 수 있다.

이용호 수습기자 32091008@dankook.ac.kr
이용호 수습기자
이용호 수습기자 다른기사 보기

 32091008@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