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Talk! ⑥ 선배와의 대화
훈민정Talk! ⑥ 선배와의 대화
  • 김채은 기자
  • 승인 2014.11.11 23:18
  • 호수 13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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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들었는대, 생각해봤는대 ‘-데’는 화자가 직접 경험한 사실을 나중에 보고 때 쓰이는 말로 의미를 전달하는 경우에 쓰인다. 반대로 ‘-대’는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남이 말한 내용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때 쓰인다. 따라서 단국이가 직접 선배가 단순이를 좋아한다는 소문을 들었고, 선배가 곰순이에 대해서 본인의 생각을 드러낸 것이므로 ‘들었는대’, ‘생각해봤는대’가 아닌 ‘들었는데’, ‘생각해봤는데’가 옳은 표현이다. 간보는게 아니라 정말 좋아해. ‘깐보다’는 ‘어떤 형편이나 기회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가늠하다’ 혹은 ‘속을 떠보다’라는 뜻이다. 하지만 ‘간보다’라는 표현이 실생활에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간보다’는 아직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표현이 어색할 지라도 ‘깐보다’라고 써야 옳다. 참고로 ‘깐보다’를 ‘깔보다’의 오용어로 쓰이는 예가 많은데 ‘깔보다’의 의미로 쓰일 때 ‘깐보다’는 비표준어(방언)이다. 염치불구하고 너희 동기 뒷풀이에 가도 될까? ‘염치’(廉恥)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뜻한다. 그리고 ‘염치’ 뒤에 흔히 쓰는 ‘불구’(不拘)는 ‘얽매여 거리끼지 아니하다’를 뜻하는 말이다. 따라서 ‘염치불구’라고 하면 ‘부끄러움이나 체면을 아예 개의치 않음’의 의미를 갖게 된다. 반대로 ‘불고’(不顧)는 ‘돌아보지 아니하다’를 뜻하는 말로 ‘염치불고’라고 하면 ‘체면이나 부끄러움을 돌아보지 아니함’의 의미를 갖게 된다. 따라서 염치를 생각하는 상황에서 쓸 땐 ‘염치불구’가 아닌 ‘염치불고’로 써야한다. 또한 ‘뒷풀이’의 경우 맞춤법 제 30항에 따라 뒷말의 첫소리가 본래 된소리나 거센소리면 사이시옷을 받치어 적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일이나 모임을 끝낸 뒤에 서로 모여 즐김’을 뜻하는 ‘뒷+풀이’는 ‘뒤풀이’로 써야한다. 우리 학교 내노라하는 친구들보다 훨씬 예뻐보여. ‘어떤 분야를 대표할 만하다’의 뜻을 가진 ‘내로라하는’은 흔히 ‘내노라하는’이라고 쓰인다. 하지만 ‘내로라하다’가 원형이기 때문에 ‘내노라하다’가 아니라 ‘내로라하는’이라고 해야 옳다. 커플 성공율을 높여드릴게요! 한글 맞춤법 제 10항에서 “모음이나 ‘ㄴ’ 받침 뒤에 이어지는 ‘렬, 률’은 ‘열, 율’로 적는다”라고 규정하기 때문에 ‘성공율’이 아닌 ‘성공률’이 옳은 표현이다. 후배 앞에서 너무 궁시렁거린것 같네. ‘못마땅하여 군소리를 듣기 싫도록 자꾸 하다’의 뜻을 가진 ‘구시렁거리다’는 많은 사람들이 ‘궁시렁거리다’로 오해하고 있다. ‘구시렁구시렁’이 표준어이기 때문에 궁시렁거리다가 아닌 ‘구시렁거리다’, 혹은 ‘구시렁대다’로 써야 한다.

김채은 기자
김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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