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Talk! ⑧ 친구와의 대화
훈민정Talk! ⑧ 친구와의 대화
  • 김아람 수습기자
  • 승인 2014.11.12 23:18
  • 호수 13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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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남자 좀 가능한 빨리 소개해줘.
‘가능한’은 형용사 ‘가능하다’의 관형사형으로, 뒤에 수식을 받는 명사나 의존 명사가 온다는 특징이 있다. 이 문장에서는 ‘가능한’ 다음에 ‘빨리’라는 부사가 위치하여 ‘가능한’이 수식할 말이 없는 상태이다. 그러므로 ‘가능한’ 뒤에 ‘한정하다’라는 의미가 있는 명사 ‘한(限)’을 써서 ‘가능한 한’으로 고쳐야 올바른 문장이 된다.

남자 소개시켜달라고?
‘소개’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양편이 알고 지내도록 관계를 맺어 줌’이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이다. 즉 이미 단어 자체에 사동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시키다’라는 사동의 의미를 가진 어휘를 붙이면 불필요한 이중사동표현이 된다. 이는 어법에 맞지 않기 때문에 ‘소개시켜달라고?’를 ‘소개해달라고?’로 고쳐 쓰는 것이 옳다.

그때는 조금 꺼림직했는데 지금은 마음이 바뀌었어.
많은 사람이 잘못 사용하는 ‘꺼림직하다’는 국어에 없는 틀린 말이다. 이 문장에서 ‘마음에 걸려 언짢은 느낌이 있다’라는 의미로 사용하려는 단어는 본래 ‘꺼림하다’이며, 이를 강하게 표현한 것이 ‘꺼림칙하다’이다. 따라서 ‘꺼림했는데’ 혹은 ‘꺼림칙했는데’라고 고쳐 쓰는 것이 옳다.

가을 타는 건지 옆구리가 시려워.
‘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이라는 노랫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래서 ‘시렵다’라는 말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시리다’가 바른 말이며, ‘시리+어’를 줄여 ‘시려’로 활용해야 한다. ‘느리다, 여리다, 흐리다’를 ‘느려, 여려, 흐려’라고 하지, ‘느려워, 여려워, 흐려워’라고는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가렵다, 두렵다, 어렵다’처럼 ‘-렵다’로 끝나는 말이라야만 받침 ‘ㅂ’이 ‘우’로 바뀌고 ‘-어’가 붙어 ‘가려워, 두려워, 어려워’로 활용된다.

어떡해 사람이 그렇게 쉽게 변할 수 있어?
‘어떻게’와 ‘어떡해’는 발음이 유사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지만 쓰임에 차이가 있다. ‘어떻게’는 ‘어떠하다’가 줄어든 ‘어떻다’에 어미 ‘-게’가 결합하여 부사적으로 쓰이는 말이고, ‘어떡해’는 ‘어떻게 해’라는 구(句)가 줄어든 말이다. 둘은 그 의미가 다를 뿐만 아니라 문장에서의 쓰임도 아주 다르다. ‘어떻게’는 부사형 활용이므로 다양한 용언을 수식할 수 있다. 반면에 ‘어떡해’는 그 자체가 완결된 구이므로 서술어로는 쓰일 수 있어도 다른 용언을 수식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이 상황에서는 문맥상 ‘어떻게’로 고쳐 쓰는 것이 옳다.

별로 탐탁치 않아 하는 것 같아.
‘모양이나 태도, 또는 어떤 일 따위가 마음에 들지 않아 만족하지 못하다’라는 의미인 ‘탐탁하지 않다’를 줄인 말이 ‘탐탁치 않다’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틀린 말이다. 한글맞춤법 제40항과 그 해설에 보면 어간의 끝음절 ‘하’가 주는 방식이 서술돼 있다. 안울림소리 받침 뒤에선 ‘하’ 전체가 줄어들고, 그 외의 경우에선 ‘ㅏ’만 줄어든다. ‘탐탁하다’의 경우 ‘하’ 앞의 소리가 안울림소리인 받침 ‘ㄱ’이므로 ‘하’가 통째로 줄어 ‘탐탁지’가 된다. 따라서 ‘탐탁치’를 ‘탐탁지’로 고쳐 쓰는 것이 옳다.

김아람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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