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파도가 덮은 ‘공인’의 책임감, ‘기숙사 신축’을 둘러싼 주거권과 생존권의 대립
SNS의 파도가 덮은 ‘공인’의 책임감, ‘기숙사 신축’을 둘러싼 주거권과 생존권의 대립
  • 김보미
  • 승인 2014.11.18 16:56
  • 호수 13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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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국의 축구선수 리오 퍼디난드(36, 퀸즈 파크 레인저스)가 ‘공인’으로서의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잉글랜드 축구협회(FA)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한편, 최근 대학가에선 ‘기숙사 신축’을 두고 주거권과 생존권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필자 주>


SNS의 파도가 덮은 ‘공인’의 책임감

지난 달 30일 영국의 축구선수 리오 퍼디난드가 영국축구협회로부터 3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2만5000파운드(약 4천2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트위터에서 ‘sket(매춘부)’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6백만 명에 가까운 축구팬들이 지켜보는 공간에서 여성 비하적인 표현을 했다는 점에서 ‘공인다운 책임감이 부족했다’는 판결을 받았다.

이처럼 SNS가 보편화되면서 공인들의 무책임한 언행들이 문제시되고 있다. 얼마 전엔 연예인 팝핀현준이 페이스북에 행사 주최 측의 항공권 협찬에 대한 불만을 게시한 글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물의를 일으켰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순간적인 감정으로 경솔한 발언을 한 점에 변명의 여지없이 죄송하다”며 사과문을 올렸으나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에 대해 주현승(토목환경) 교수는 “공인들이 발언에 대한 파장과 영향력은 생각하지 않은 채 감정표현에 치우친 글을 SNS에 기입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도화정(커뮤니케이션·2) 씨 또한 “연예인은 대중들에게 가장 친숙한 공인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이상준(공연영화) 교수는 “공인들의 무책임한 언행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이들 또한 표현의 자유가 있고, 공인의 기준 또한 모호하다”며 “무책임한 언행으로 인한 논란은 당사자들끼리 해결하거나, 문제가 커질 경우에만 이후에 법적으로 다루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미국 판례에 따르면 ‘공인’의 기준은 △전면적 공적 인물(저명성과 영향력으로 인해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경우) △제한적 공적 인물(특정한 문제에 대해서만 공적 인물로 인정되는 경우) △비자발적 공적 인물(평범한 사람이 우연히 공공의 관심을 받게 된 경우)이다. 프로스포츠 스타나 연예인의 경우 ‘전면적 공적 인물’로 분류돼 그에 걸맞은 책임감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명확히 정의된 공인의 기준이 없으며, 개별적인 판례에 있어 이처럼 모호한 공인이론이 적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기숙사 신축’을 둘러싼 주거권과 생존권의 대립

최근 학생들의 주거난 해소를 위해 대학이 저마다 ‘기숙사 신축’을 추진하는 가운데, 인근 주민들의 생존권 문제가 거론되며 대립 구도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현재 각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평균 10%정도에 불과하며 이에 따른 자취생들의 경제적 부담 또한 심각하다. 지난해 대학생주거권네트워크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신촌 인근으로 상경한 학생들의 월평균 생활비는 90만 원으로, 이 중 절반이 주거비에 지출된다. 안정적인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기숙사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대학가에선 연세대와 이화여대, 경희대 인근을 중심으로 하숙집과 임대업을 하는 주민들과 보수성향의 시민단체들이 기숙사 신축에 반대하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이 집회에서 거론하는 주장들은 크게 △지역주민 생존권의 침해 △지역경제와 상권 무너짐 △환경오염이다.

이에 송운석(행정) 교수는 “큰 시각으로 봤을 때, ‘공존’의 측면에서 대학은 지역사회와 친화적으로 운영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일방적인 기숙사 신축은 자제해야 하고,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 지역주민들과도 공생할 수 있는 상생적인 노력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송아리(경영·1) 씨는 “기숙사를 신축한다고 해서 모든 학생들이 기숙사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지역주민의 생존권이 위협된다는 말은 지나치다”며 “대학이 학생들의 주거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는 역할도 해야 마땅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우리 대학 천안캠퍼스에선 올해 3월 국내 첫 공공기숙사인 행복기숙사 봉사관을 준공했고, 죽전캠퍼스 또한 2015년 2월 4일에 진리관을 준공할 예정이다. 천안캠퍼스 봉사관의 경우 월평균 비용이 19만 5천 원이며 죽전캠퍼스 진리관도 이에 가격을 맞추려고 추진 중이다. 생활관리팀의 한상구 팀장은 “학생들의 편의와 주거비용 감소를 위해 공공기숙사를 신축 중이고, 아직까지 인근 주민들로부터 직접적으로 들어온 민원은 없었다”고 전했다.


김보미 기자 spring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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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ring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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