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⑦ 결제수단의 변화
그땐 그랬지 ⑦ 결제수단의 변화
  • 금지혜 기자
  • 승인 2014.11.20 21:20
  • 호수 138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젠 당연히 “카드 되나요?”, 지갑 속에 돈이 없는 아이러니
 
 붉은색 천 원짜리 지폐를 꼬깃꼬깃 주머니에서 꺼낸다. 조그만 손에 들린 만 원짜리 지폐는 배춧잎처럼 크게 보인다. 문구점에서 불량식품을 사먹기 위해 꺼낸 돈은 50원짜리 동전. 우리들의 놀이터 철봉 밑은 동전이 참 많았다.

 지금 우리나라 화폐는 예전과 비교해 사이즈도 작아졌으며, 더욱 세련된 종이와 금속으로 변했다. 처음 바뀐 지폐를 봤을 때 느꼈던 어색함을 아직도 기억한다. 하지만 어느덧 우리는 바뀐 화폐에 적응을 했고, 시대가 흘러 화폐의 모습이 많이 바뀐 만큼 우리 20대의 결제수단도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

 어릴 적 부모님께 받은 천 원짜리 한 장은 하루 종일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에 충분했다. 과자 400원, 대형 트램플린 30분 뛰놀기 500원, 뽑기 100원. 놀이터 모래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철봉 밑, 그네 밑은 마치 보물이 묻혀있듯 동전들이 많았다. 친척들에게 용돈으로 만 원짜리 한 장을 받으면 지갑 속이 든든해지며 잃어버릴까 꼭꼭 숨겨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만 원짜리 지폐를 기본으로 생각하듯 우리에게 천 원의 가치는 많이 떨어졌다. 더불어 천 원짜리의 가치가 떨어졌다면, 동전은 이제 들고 다니기 귀찮기까지 하다. 새롭게 발간된 5만 원권 지폐도 적은 가격의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지금과 같은 현상을 뒷받침해 준다.

 심지어 밥 한 끼 6천원을 웃도는 가격과, 날로 오르는 교통비와 물가는 현금결제까지 더더욱 어렵게 한다. 요즘은 카드택시가 기본이고 심지어는 포장마차까지 카드결제가 되는 세상이다. 이뿐인가?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카드를 만들어 지갑 없이 스마트폰만 들고 나가도 교통비 등 모든 결제를 할 수 있다.

 참 많이 세련되고 편리해졌다. 하지만 틈 없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삭막함, 좋아진 만큼 부담도 커졌다. 추운 겨울 이맘때 쯤 드는 생각이다. 코트 한 벌을 사기 위해 모은 몇 십 만원을 카드로 한 번에 손쉽게 긁는 것 보다, 붕어빵 하나를 사먹기 위해 몇 십 원까지 긁어모아 무겁게 들고 다니던 그 때가 더 행복하지는 않았을까…
 
 금지혜 기자 jhkeum9247@dankook.ac.kr
금지혜 기자
금지혜 기자 다른기사 보기

 wlgo92@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