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나의 선택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나의 선택
  • 구경남(교육대학원) 교수
  • 승인 2014.11.27 13:04
  • 호수 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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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학의 총학생회는 학생의 자치기구로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와 함께 변화 발전해 온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총학생회의 모체가 대부분 4.19 혁명 과정에서 출발했다고 전해지며, 6.3 항쟁 등 여러 학생운동의 중심에 서서 민주화운동을 선도했었다는 점이 그렇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정착된 이후 총학생회는 그 역할과 기능이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선거 공약을 통해 실감하게 된다. 학생 복지 중심의 정책 선거가 대세인 듯하다. 팀플학습 공간과 학생자치 공간 확보, 학점 세이브제나 학점 이월제 실시, 셔틀버스 증차나 개편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1990년대를 지나면서 학생들의 관심이 학교 밖에서 학교 안으로 들어오면서 나타난 변화 가운데 하나이다.

최근 대학의 총학생회 선거는 학생들의 관심과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다. 나와 동떨어진 거대 담론 보다는 나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이슈가 공약으로 내세워진다. 후보로 나선 대표들이 내세운 공약 속에는 복사실 개선 등과 같이 평소 학생들의 바람이 무엇이었는지 유추하는 것 또한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내가 그러한 문제에 관심을 두는 것과 그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막연하게 문제의식을 갖거나 일시적인 분노만으로는 현실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의 문제를 조금씩 개선해나가기 위해서 우리들은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와 바람을 담은 정책을 내세운 후보에게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지난 2010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 결과는 유권자가 선거를 통해 정책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되새겨볼 만하다. 당시 뜨거운 이슈가 되었던 ‘무상급식’ 공약과 그 논쟁이 헌법 31조 3항,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대원칙과 더불어 국민들의 선택을 통해 정리됐다는 점에서 선거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던 사례가 아닌가 생각된다.

지난 주 부터 우리 대학에서도 제47대 총학생회 정·부학생회장 선거 유세가 한창이다. 두 후보 모두 학생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기숙사 환경 개선, 수업 분반 등을 비롯해서 학생들의 복지를 개선하는 정책을 제안하는 등 다양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각각의 후보가 내세운 공약을 꼼꼼히 따져서 단국인의 이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한 사람의 유권자로서 한 표를 꼭 행사했으면 한다. 공약(公約)을 공약(空約)이 아닌 현실로 만드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 아닐까. 약속은 꼭 지켜져야 하지만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유권자인 나의 선택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상기시켜 볼 필요가 있다.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내가 선택한 후보가 대표로서의 정당성을 갖고 공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유권자들이 절대적 지지를 담보해주는 것이다. 높은 투표율이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구경남(교육대학원) 교수
구경남(교육대학원)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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