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나는 나의 권리를 포기합니다
침묵, 나는 나의 권리를 포기합니다
  • 여한솔
  • 승인 2014.12.02 16:50
  • 호수 13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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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기자석

기자는 이번에 새로 개편된 ‘단대 한소리’ 코너를 진행하면서 의외로 많은 불만을 접했다. 식사문제부터 도서관, 교양문제 등 다양한 의문점과 함께 교직원들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그리고 요즘,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이곳저곳을 드나들며 항상 생각하는 것이 생겼다. 첫 번째로 학교는 누구를 위해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또 하나는 우리가 학교의 주인 노릇을 잘 못하고 있구나. 이 두 가지이다.
우리를 건드리던 부조리함과 문제점을 정녕 큰 소리로 내본 적이 있었을까. 기자 역시 여전히 학교 시설에 대해 모르는 것도, 깊게 따져볼 것도 많은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다. 학생의 자유며, 주점과 음주를 외치는 동안 우리는 대학이란 곳에서 과연 어디까지 우려하며 학교에 외침을 던졌는지 기사를 통해 다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학보를 통해 우리 대학 학생들의 의견을 던지는 것은 기자가 되고서 내심 뿌듯한 일이었다. 그들의 문제를 속 시원히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그런 이의제기들을 안고 가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다고 느낀 적이 많다. 하지만 교직원들을 만날 때마다 허무맹랑한 답변을 들으며 어떻게 반박하고 나가야 할지 막막했다.
학교 측이 문제를 바로 시정하지 못한 이유로 든 것이 예컨대, 그동안 CS센터를 통해 문제 지적을 한 게시글이 올라오지 않았다든지, 건의사항이나 학교의 문제제기 시스템을 두고도 학생들이 의견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에 있는 문제점은 우리가 짚고 넘어가는 것이 맞다. 가만히 앉아서 우리의 입맛대로 학교가 돌아갈 것이란 기대는 어딘가 오점이 있다. 침묵한 채 모든 문제를 짊어지고 가는 사람들에겐 건강한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다. 큰 사회나 정치 이전에 지금 현재 우리가 다니는 대학에서도 볼 수 있다.
학교생활 중 발생하는 볼멘소리를 단순한 ‘투정’으로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강의실에 불량 작동의 컴퓨터가 많은 점, 부서진 의자가 많은 것들 부터해서 학식의 메뉴, 강의 시스템 등 어디에서나 우린 문제점을 발견한다. 학교 측에서 먼저 둘러보고 해결해야 마땅한 것이긴 하나, 그 안에 생활하는 우리가 타당한 요구를 외치지 않는 것은 더욱 못마땅한 일이다. 학생만큼 학교를 감시하고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 사람(심지어 취업을 준비하는 다 큰 성인들)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대학의 ‘감시자’들이 제대로 활동을 하지 않으니 학교 측은 자연스레 ‘문제가 없는 곳’이라는 인식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와 환경을 제공하는 과정이 더디게 흘러가는 것이 아닐까.
학교의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한다. 그 오류에 대해 깨어있어야 하는 것이 우리 지성인의 몫이다. ‘너희가 몰라서 그래’라는 어른들의 말에 넘어갈 나이는 아닌 이십대. 더 이상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 더욱이 부끄러운 요구가 무엇인지도 함께 알아야 할 때이다. 아픈 침묵은 어디까지나 건강에 해로운 일이다.

여한솔 기자 5213213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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