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을 다른 빛깔 다른 인사
봄, 가을 다른 빛깔 다른 인사
  • 여한솔
  • 승인 2014.12.02 17:07
  • 호수 13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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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막하- 벚꽃 vs 단풍
이번 가을도 어김없이 단풍으로 거리마다 장관이 펼쳐졌다. 1년 동안 머물던 잎들이 한 해 마무리로 안녕을 고하듯 한껏 색채를 끌어 올린 가을의 풍취. 한동안 눈을 달구던 단풍놀이로 동네 언덕부터 명산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등산객으로 붐볐다. 우리는 이렇게 1년에 두 번, 계절 특유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인사를 맞이한다. 이제 막 새 순을 뚫고 시작하는 봄의 벚꽃과 그간의 시간을 갈무리하는 가을의 단풍이다.
색깔부터가 주는 감흥이 다르다. 겨울의 언 가지를 비집고 트는 순들은 부드러운 빛으로 구경꾼들의 여린 감성을 건드린다. 바람이 불때마다 눈꽃처럼 하얗게 흩날리는 벚꽃 잎들. 이제 막 생명이 탄생하는 봄의 느낌과 어울린다. 가을의 강렬한 빛깔과 달리 하얗고, 진하지 않은 분홍빛과 연초록으로 깨끗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반면 가을은 농밀한 빛깔들로 가득하다. 잎사귀마다 물감처럼 번진 빛깔을 보며 자연 스스로 발휘하는 색채의 신비에 감탄할 것이다. 떨어지는 느낌도 가벼운 봄과는 달리 묵직하고 세월의 오랜 느낌이 담겨 있다. 그런 느낌 탓에 우리는 가을을 과묵한 남자와 어울리는 계절이라고도 한다. 두 색채 모두 계절 고유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즐기는 사람들도 다르다. 꽃가루 알레르기로 매년 봄마다 고생하는 환자들은 봄 보다는 가을의 단풍을 더욱 선호한다. 아무리 그 빛깔과 향이 좋더라도 재채기와 콧물, 가려움으로 괴로움을 호소하다 보면 봄의 정취를 만끽하기가 어렵다. 반대로 가을에는 특별한 알레르기나 유행하는 질병이 없어 약간의 추위만 주의한다면 쾌적한 바람과 아름다운 색감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봄에는 주로 벚꽃과 함께 설레는 연인을 자주 노래한다. 이처럼 시작, 설렘 등 분위기 탓인지 벚꽃 놀이에 많은 연인들을 볼 수 있다. 반면 단풍놀이엔 연인보단 가족단위로 즐기는 광경이 상당하다. 나뭇잎이 물들듯 사람관계도 무르익는 시간의 매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설렘과 흩날리는 꽃바람이 매력인 벚꽃과, 시간의 깊이로 우아한 색감이 번진 단풍 모두 계절의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1년을 이제 막 틔우는 봄의 인사와 차분히 1년의 시간을 정리하는 가을의 인사를 함께 하며 철마다 바뀌는 운치를 즐기고 철든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으면 한다.
 여한솔 기자 5213213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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