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敎育이 사람을 만들다
참 敎育이 사람을 만들다
  • 권용우
  • 승인 2014.12.2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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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敎育이 사람을 만들다

 

 

권용우

(명예교수 ․ 법학)

 

 

“성격에 변화가 많고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인 중학교 과정은 정말 중요합니다.” - 이는 용정중학교 황인수(71세) 교장이 어느 일간신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이런 말도 했다. “이 시기엔 큰 꿈을 그리게 하고 올바른 습관과 체력, 대담성을 길러주면서 다양한 취미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황 교장은 2003년 전라남도 교육청 부교육감직에서 물러나 보성군에 한 폐교를 이용하여 용정중학교를 설립하고,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현재까지 꾸준히 학생지도에 정열을 쏟고 있다고 한다.

황 교장은 오전 5시 50분에 기상하면서, 그 때부터 학생들과 더불어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이것은 그가 10여년간 해온 어김없는 생활의 모습이었다. 하루 세끼 식사도 학교 급식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한다고 하니, 할아버지가 따로 없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생활이 하나하나 교육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우리 속담에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말이 있다. 아마도 황 교장은 식사시간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예절교육을 가르치고, 그리고 이들로 하여금 대한민국(大韓民國)의 내일을 짊어지고 나갈 인재(人材)로 성장시키고 있다는 자부심에 차 있을 것이다.

이 학교의 또 하나 특이한 것은 매일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여서 각자의 자기의 꿈을 크게 외친다고 한다. “나는 **가 될 것이다”라고. 그 뿐이 아니다. 황 교장은 학생들에게 학생 각자가 45세가 되었을 때 어떤 모습일까를 적어내도록 한다는 것이다. ‘직책과 직위’, ‘아내는 어떤 사람이며’, ‘자녀는 몇 명’ - 이런 식으로. 이것을 「미래 이력서」라니(문화일보 2014. 12. 18), 참으로 감탄스럽다.

 

문득, 필자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을 때 신입생을 대상으로 “복수초(福壽草)를 아십니까?”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때, 밝은 표정, 맑은 눈빛, 당당한 모습의 신입생들을 앞에 앉혀놓고 4년간 대학생활을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하면서, ‘복수초 같은 인재(人材)’를 강조했다. 그리고, 4년간 대학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나가 ‘무엇을 어떻게 하면서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라고 주문했다. 말하자면, 인생의 목표를 뚜렷이 하라는 주문이었다. 대학에서의 전공을 살려 졸업 후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목표의식을 강조했던 것 같다.

 

올해의 스승賞’ 受賞者에게 박수를 보낸다

 

교육(敎育)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다. 지난 19일에 있었던 ‘2014 올해의 스승상(賞)’ 시상식을 지켜보면서 또 한 번 이런 교훈을 얻었다. 강형천(경남 합천고) ․ 김은주(인천 함박초) ․ 신진규(전북 이리공업고) ․ 김미경(전남 나산고) ․ 서정선(서울 수유초) ․ 김석순(충북 충주 용산초) ․ 송미경(대전맹학교) ․ 이경희(서울 구암초) ․ 김영숙(강원 계촌중) ․ 송백규(경기 초지중) ․ 이영미(서울맹학교) ․ 박정일(서울 가산중) ․ 오현철(전북 동암고) ․ 홍성희(충남 서산고). 참으로 자랑스러운 이름들이다.

 

이들 중에는 시각장애인 교사 두 명의 이름도 보였다. 대전맹학교 송미경 교사와 서울맹학교 이영미 교사가 그들이다. 송 교사는 중도실명한 시각장애인으로 맹학교 학생들의 상실감을 정서적으로 감싸주면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진심어린 생활지도를 했다니, 가슴이 찡하다. 영국의 사상가 토마스 칼라일(Thomas Carlyle : 1795~1881)도 “경험이 가장 훌륭한 교사”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영미 교사는 학점은행제를 처음으로 도입, 학생들이 전공학위를 취득해 시각장애인 전문학사(專門學士)로 거듭 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그는 또 ‘점자(點字) 익히기’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과서 편찬작업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장애인 학생지도에 혼신의 힘을 기울렸다니, 참으로 존경스럽지 않는가.

송미경 ․ 이영미 두 교사의 수상소식을 접하면서, 오래 전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미국의 여자 마라토너 말라 러니언을 떠올리게 된다. 아홉 살 때 퇴행성 망막질환으로 시력을 거의 잃은 그녀는 앞에서 달리고 있는 선수의 흐릿한 뒤꿈치만을 보고 달리기를 수없이 거듭하며 세계일류의 여자 마라토너로 우뚝 섰다. 사람들은 앞 선수의 뒤만 쫓는 그녀를 보고 결코 일류선수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례 짐작했지만, 그녀는 이를 비웃듯 2000년 올림픽 미국의 대표가 되었다. 그리고, 2002년 뉴욕마라톤 4위, 2003년 보스톤마라톤 5위 입상으로 우리에게 ‘인간승리의 감동’을 선사했다. 그녀의 자서전 『No Finish Line』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었다. “우리가 의지(意志)만 있다면 인생에서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말이다.

 

다시 시상식장으로 시선을 옮겨보자. 인천 함박초등학교 김은주 교사의 이야기다. 2012년 초, 그녀는 이 학교에 부임해오면서 배구부를 맡아서 학생들에게 깊은 애정을 쏟았다고 한다. 함박초등학교는 주변환경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생 대부분이 한 부모 가정이거나 저소득층 자녀들로서 얼굴이 어둡고 우울한 모습이어서 김 교사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김 교사는 배구부 학생들을 자기 집으로 데려와 잠을 재우고 밥을 먹이면서 훈련을 했다고 한다. 이것이 전지훈련이었다. 그리고, 올해에는 함박초등학교가 인천 대표로 전국체전(全國體典)에 출전하는 영광도 얻었다고 한다. 밥도 짓고, 운동복도 빨고 했던 김 교사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가는 과정이었다. 전국체전에서 8강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제 학생들의 어둡던 얼굴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으니, 이것이 교육의 효과가 아닌가. ‘엄마샘’에게 박수를 보낸다.

 

‘올해의 스승상’ 시상식을 지켜보면서, “많이 심으면 많이 거두고, 적게 심으면 적게 거둔다”는 말을 떠올렸다. 어디 그뿐인가. “콩을 심으면 콩을 거두고,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거둔다”고 하지 않았던가.

“교사(敎師)의 중요한 사명(使命)은 모든 의미를 밝혀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정신(精神)의 문을 두드려 주는 것이다”라고 갈파한 인도(印度)의 사상가 타고르(Tagore, R. : 1861`1941)가 남긴 명언을 더올리면서, 이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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