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면 옳다 ① 하늘을 비추는 거울, 우유니 소금사막(Salar de Uyuni)
떠나면 옳다 ① 하늘을 비추는 거울, 우유니 소금사막(Salar de Uyuni)
  • 길지혜 여행 작가
  • 승인 2015.03.27 11:01
  • 호수 13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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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만나는 순간

끝없는 삶의 회전목마. 돌고 도는 쳇바퀴를 벗어나 오롯이 나를 비춰보는 곳. 그곳은 오직 우유니 사막뿐이다. 남미의 볼리비아 포토시 주. 해발고도 3,653미터의 높이에 12,000제곱킬로미터의 면적으로 펼쳐진 세계 최대의 소금사막. 배낭 여행자의 꿈이자, 진정한 나를 발견하게 되리란 그 말은 한 치의 거짓도 없었다.

우유니 사막은 지각변동으로 솟아오른 바다가 빙하기를 거쳐 거대한 호수가 됐고, 건조한 기후로 호숫물이 증발해 지금의 모습이 됐다. 그렇게 바다는 드넓은 소금사막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허락했다. 이곳은 땅과 하늘의 경계가 없는 또 다른 세상이었다. 오로지 서른 두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만 지평선을 가늠할 수 있었다. 단단한 소금밭을 달릴 수 있는 건 사륜구동뿐.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마련된 현지 여행사의 사륜구동 자동차에 올라 사막을 달렸다.

동화 같은 이곳을 처음 알게 된 건 10년 전 한 일간지의 여행섹션에서였다. 여행자의 길을 걷게 한 우연한 발견이었다. 언제가 됐든 꼭 한번은 가봐야지, 그렇게 인생은 늘 예상을 뛰어 넘는다. 나이 서른을 넘기고 삶의 진로를 바꾸는 대공사가 있었다. 밖으로 싸돌아다니는 일상으로, 사물에 깃든 온갖 이야기를 탐색하느라 날 저무는 줄 몰랐다. 결국 나를 사로잡은 우유니 사막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온 것이다.

눈이 아닌 소금으로만 채워진 새하얀 평원 자체도 신비하지만, 그 위에 비가 내리면 더욱 환상적인 자태를 드러낸다. 마법 같은 풍경이다. 1cm 남짓한 얕은 물의 막이어서 바람이 불어도 잔물결이 일지 않고, 그 물 위로 오로지 우유니의 하늘이 반사된다. 비가 만든 거울 위에 하늘이 비치는 장관이 연출되는 것이다. 우유니 소금 사막은 크게 우기와 건기로 나뉘는데,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되는 장면을 보기 위해서는 우기인 12~3월 사이에 이곳을 찾아야 한다. 게다가 비가 온 뒤 맑은 날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또 붙으니, 우기에 맑은 하늘을 보는 것은 오직 ‘신의 뜻’이라는 말도 있다.

사막에 찾아든 저녁. 해가 지고 하늘이 노을로 물들면 어떤 위대한 화가도 감히 재현해낼 수 없는 자연의 예술이 펼쳐진다. 시리도록 아름답고, 미치도록 눈부신 이 곳 소금사막이다. 그렇게 우두커니 서 있으면 곧 내 안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때론 풍경에 취해 나를 잊는 순간도 있다. 설령 내 안의 나와 마주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곳을 향하는 동안 꽁꽁 숨어 있던 나는 세상 밖으로 이만치 고개 내민 것이 분명해보였다.

Travel Info. 소금 사막 여행법

방대한 우유니를 혼자 여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전문 가이드와 함께 하는 것은 필수다. 사륜구동 차량 가이드를 포함, 보통 5~8명의 여행자가 한 팀을 이룬다. 소금으로 지어진 호텔에서 숙박하는 1박 코스 혹은 여행경로에 따라 칠레로 국경을 넘어가는 2박3일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사막이라 밤에는 쌀쌀하니 더운 여름이라도 긴 옷과 담요를 챙기고, 추운 사막이라 배터리가 빨리 나가니 카메라 배터리 여분은 필수다.

길지혜 여행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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