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볼펜.두려워말고 목소리 내야 할 때
백색볼펜.두려워말고 목소리 내야 할 때
  • 승인 2015.04.01 15:44
  • 호수 1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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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소리

신입생 교실과 3,4학년 교실의 가장 큰 차이는 뭘까? 여학생들의 화장법일까 옷차림일까 준비자세 일까? 우리 대학의 한 교수가 말했다. ‘말소리’라고.

실제로 3, 4학년들은 수업 전 옆 사람과 시끄럽게 대화하거나, 수업중 교수님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대답하거나, 강의에 질문을 던지는 횟수가 적다. 자발적으로 열정적인 토론을 펼치지도 않는다. 신입생들보다 학교에 더 오래 있고, 많이 알아갈 수록 왜 우리는 조용해지는 걸까?

틀리는 것이 두렵고, 시선 받는 것이 부끄럽고, 그러다보니 자기의 의견에 자신이 없어진다. 이것이 반복되다 보니 고학년들은 점점 입을 열지 않고 목소리를 키우지 않고 행동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학교에 대한 애정없이 학점에만 목숨을 거니, 학생들은 졸업만을 기다리게 된다.

우리가 의사 선생님 앞에서 아픈 곳을 말하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처럼 교수님 앞에서도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야 한다. 선생이기 때문에 말을 하면 고쳐주실 것이고 우리는 나아질 것이다. 말을 하지 않으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알 수가 없다.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말을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탈이 없다는 것은 진짜 괜찮아서가 아니라, 구성원이 조용히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겨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성원이 먼저 목소리를 내지 않고 계속 가만히 있는 한 이끌어가는 이들 역시 행동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우리 대학사회는 자처해서 귀찮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CS경영센터에서 진행한 ‘행정서비스 만족도조사’와 ‘교수 만족도조사’가 바로 그것이다. 학생과 교수에게 직접 의견을 듣고 분석한다. 타 대학의 시류에 따라가는 것도 아닌, 시범적인 시도이다. 번거로운 일임에도 더 나은 ‘우리’ 대학을 만들어나가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학생들이 대학 구성원에서 가장 멀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직원인데, 막상 단국대를 ‘우리’ 대학이라고 생각하며 힘든 방법을 택해가면서 발전을 꾀하는 사람들이 현재 그들이다.

성격과 방향은 다를 지라도 우리 역시 배에 탑승해야 한다. 틀리거나 시선을 받는 것이 싫고, 자기 앞 가림하기 바빠서 입을 열지 않는다면 우리가 구성하고 있는 이 사회는 계속 아플 것이다. 그러니, 먼저 들어주겠다고 했을 때 말을 해야 한다. 아쉽게도 지난 행정만족도 조사 시, 먼저 소리를 내야 하는 구성원인 학생들의 응답률은 매우 낮았다. 조사에 응하는 것부터가 시작일 것이다. 학년이 오른다고 꼼수만 부리지 말고 더 아는 만큼 자발적으로 행동하자.

그렇지만 ‘시작이 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작을 했으면 꾸준히 지속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좋지 않은 결과를 낼 지라도 멈추지 말 것을 당부한다. 학교 본부도, 학생과 교수들도.
<惠>

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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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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