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최대한 올려야 한다
최저임금 최대한 올려야 한다
  • 김동민(저널리즘) 교수
  • 승인 2015.04.06 01:57
  • 호수 13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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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디플레이션의 위기를 걱정하더니 최저임금 인상 패를 들고 나왔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높여 경기를 살려보겠다는 계산이다.

정부의 요구에 대해 재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임금을 대폭 올리면 재무상태가 나빠져서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어 오히려 역효과라는 주장이다. 협박에 가깝다. 경제는 작동하는 역학이 있으니 그 원리에 따라 판단해야지 각자의 처한 입장에서 이기적으로 유·불리를 따져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자본주의 경제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공황을 피할 수 없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대량생산 체제를 구매력으로 뒷받침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임금 인상을 할 수 없다고 하는데, 진실은 그 반대로 임금을 박하게 주기 때문에 경기가 나빠지고 급기야 공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답은 임금인상에 있다.

대량생산은 대량소비로 뒷받침되어야 경기가 선순환을 하게 되는데, 기업들이 당장에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임금을 박하게 주니 시장에서의 소비가 주기적으로 심각하게 적체되는 것이다. 이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 하지 않고 경기가 나빠졌다고 고용을 줄여 손해를 보전하려고 하니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서 공황이 찾아오면 맷집이 약한 기업들은 문을 닫게 되어 거대기업이 시장을 독과점하는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독과점기업들은 경제위기를 수출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여전히 적정임금으로 구매력을 확보하여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모든 나라의 독점기업들이 똑같은 행태를 보이기 때문에 결국은 국가와 국가 차원에서 긴장이 유발되고 전쟁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해결책은 하나밖에 없다. 국가가 개입해서 부자증세로 복지재정을 확보하고 전반적인 임금인상으로 소비자의 구매력을 확보해주는 것이다. 노동을 착취하여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근시안적인 선택은 장기적으로는 자멸의 길이다.

그래서 현명한 경영자는 노동시간을 줄이고 적정임금을 지급함으로써 상생의 길을 간다. 이 길이 결국은 산업재해를 줄이고 생산성이 제고되어 기업에게도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준다. 전체를 길게 보고 판단해야지 부분을 짧게 보면 백약이 무효일 것이다.

사실은 경제가 근본적으로 정상화되려면 찔끔 올리는 최저임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는 강력한 의지를 발동하여 부자증세와 복지정책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심각한 수준의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최저임금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이다. 경제를 살리는 방법은 이 길 외에는 없다. 대기업들은 이명박 정부의 고환율정책으로 엄청나게 돈을 벌었다. 임금인상의 여력이 충분한 것이다.

김동민(저널리즘) 교수
김동민(저널리즘) 교수

 dm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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