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리브로! 5. 후쿠오카 신이치, 『생물과 무생물 사이』
비바, 리브로! 5. 후쿠오카 신이치, 『생물과 무생물 사이』
  • 김남필 홍보팀장
  • 승인 2015.04.07 16:15
  • 호수 138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명의 비밀을 재밌고 스릴있게 알려주는 과학자의 힘

#1.
지금 이 글을 읽는 그대는 살아 있다. 살아 있지 않고서야 어떻게 글을 읽을 수 있으랴. 이렇게 살아있는 모든 것들, 그것들을 이르러 ‘생물’이라 한다. 생물인 나는 그러나 매일, 매 순간 살아있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도 정작 “생명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생명은 유지되는 것인가?”라는 문제에 무관심하다. 아니면 알 수 없으니 미리 알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것일지도…. 그대는 어떤가? 물론 다른 이들도 다 나 같지는 않다. 20년 넘게 일본과 미국에서 분자생물학을 통해 생명의 정체를 연구하면서 자신의 의문에 답을 찾아온 사람도 있다.

#2.
그는 후쿠오카 신이치(福岡伸一)다. 사실 생명과학을 통해 생명의 본질을 알아본다는 일은 쉽지 않다. 나는 신문을 열심히 보는 편이고, 과학책을 힐끔거리기도 하는 편이지만 아직도 황우석 박사가 연구결과물에서 무엇을 조작하고, 과장했는지를 잘 모른다. 어렵기 때문에, 읽어도 무슨 말인지 잘 이해를 못하겠으니까. 이 책은 알기 쉽다. 거기에 재밌다. 1953년 제임스 왓슨, 프랜시스 크릭이 DNA의 구조(어때, 벌써 어려워지지 않는가?)를 발견할 시대의 전후 사정, 그 이후의 연구자들의 고민들을 통해 저자는 자신의 지적 탐구 과정을 재밌게 풀어낸다. 그 질문의 첫 걸음은 이렇다. “바이러스는 생물인가, 무생물인가?
br> #3.
저자는 생명이란 DNA의 끊임없는 ‘자기복제’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4가지 염기라는 요소들이 있고 자신에게 들어맞는 구조를 갖는 요소들과 짝을 이루며 소라껍데기(나선)처럼 비비꼬여 증식해나간다. 놀랍게도 이 무한생산, 자가 증식의 시스템 속에는 자신에게 맞는 염기가 없어도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원리가 있다. 암나사만 있으면 거기에 맞는 수나사를 찾을 수 있듯이. 심지어 유전자 정보 가운데 하나를 아예 잃어버려도 생명은 스스로 이를 대체하여 ‘정상적인 균형’을 잡아준다. 자기복제 속에서 부분적 상실이 있으면 이를 보완시켜 어떻게든 살아가는 힘. 이 ‘동적 평형’이 바로 생명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4.
이 책의 핵심은 생명의 비밀을 푸는데 있지 않다. 필자는 너무도 유연하고, 너무도 아슬아슬한 평형상태를 통해 삶이 이뤄지고 있음을 일깨워주고 싶어 한다. 이 평형상태는 한번 깨지면 절대로 시간을 되돌 수도, 거슬러 올라가 수정할 수도 없다. 생명은 그대로 부서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 아니, 그 생명의 총량인 자연을 존중해야 한다. ‘자연의 흐름 앞에 무릎 꿇는 것 외에’ 생명을 존중하는 방법은 없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허그가 필요하다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지적 스릴러를 좋아하는 이라면 쉽게 읽을 수 있다. 대중적 글쓰기가 왜 중요한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한 과학자들에게도 필독을 권한다.





<책정보>

저 자 후쿠오카 신이치
역 자 김소연
출판사 은행나무
출판일 2008.06
페이지 251쪽

김남필 홍보팀장
김남필 홍보팀장

 dkdds@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