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면 옳다 ④ 여행자의 로망 기차여행
떠나면 옳다 ④ 여행자의 로망 기차여행
  • 길지혜 여행 작가
  • 승인 2015.04.10 21:59
  • 호수 13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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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을 횡단하는 캐나다 비아레일


캐나다 ‘비아레일(via rail)’은 기차여행의 로망을 가장 멋지게 실현시켜 주는 지상의 크루즈다. 4박 5일간 광활한 대륙을 달리는 더 캐나디언호. 기차는 태평양 연안의 밴쿠버에서 대서양 연안의 토론토까지 4,467km를 밤낮없이 달린다. 하늘과 맞닿은 산맥들을 뒤로하고 재스퍼, 에드먼턴, 사스카툰, 위니펙에 차례로 정차해 사람들을 태운다. 

 

캐나다는 가장 오른쪽 뉴펀들랜드와 프린스에드워드 섬을 제외한 모든 주에 철길이 닿는다. 그 운행 길이만 해도 14,000km, 세계에서 직통으로 가장 길다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길이가 9,297km이니 비아레일의 길이를 짐작키도 어렵다. 비아레일은 그렇게 쉼 없이 대륙을 가로지르며 공간의 드라마를 연출한다. 그 속에서 펼쳐질 로맨스는 경춘선 어느 간이역에서 만든 이야기보다 훨씬 짜릿하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주인공이 되어 사랑을 따라 낯선 곳에 내리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캐나다 밴쿠버 센트럴 퍼시픽 역에 땅거미가 질 무렵, 연료를 가득 채운 비아레일은 증기를 킁킁 내뱉으며 대륙을 관통할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장장 4,467km의 여정에 오를 승무원과 승객은 분주하다. 

 

경적을 울린 기차는 바퀴를 굴렸다. 차창 밖 펼쳐진 대자연은 유명 미술관의 특별 컬렉션 같다. 숨 막히는 풍경은 심장을 뛰게 만든다. 청정의 자연 속에 해는 붉고 푸르게 솟아오르고, 그 아래로 산등성이는 빛을 등지며 칼날처럼 선명한 자기 모습을 드러내면 탄성을 멈출 수가 없다. 시리도록 힘차게 흐르던 강물소리가 차창 안으로 뚫고 들어와 승객들을 깨운다. 

아… 어찌 이보다 아름다운 세상의 풍경이 있을 수 있단 말일까? 모두가 잠든 이른 새벽, 사방이 모두 보이는 360도 돔 카(Dorm Car)에서 바라본 캐나다의 수채화 같은 풍경은 이 기차를 선택한 모든 이의 이유가 되기에 충분했다. 

비아레일은 아주 커다란 캠핑카 같다. 사람을 태우고 달리면서 주방에서는 특급요리사가 화려한 개인기로 승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저녁이 되면 꽁무니 Bar에서 거나한 술자리가 열린다. 카페테리아에는 영화가 상영되고, 사방이 모두 보이는 돔 카에는 실시간 명화를 감상하는 것처럼 펼쳐진 풍경에 카메라 셔터를 멈출 수가 없다. 

여행에서 실감하는 건, 자연은 늘 인간을 압도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캐나다의 자연은 꾸밈없이 평온하고, 원색빛깔로 찬란하다. 놀라운 대자연 앞에서 인간은 자연의 짧은 동화에 불과했다.  
 

 

Travel Info. 비아레일 여행법
캐나다에서 기차는 비행기보다 비싸다. 그러나 비아레일은 캐나다 여행의 꽃이다. 가격이 문제가 된다면 방법이 있다. 1년에 네 번 있는 75% 할인 프로모션을 기억해두자! 미리 예약만 한다면 1,500달러 상당의 티켓을 400불에 손에 쥘 수 있는 것. 단, 환불이 불가하니, 일정을 바꿀 수가 없다. 기차는 보통 화요일, 금요일 저녁에 출발한다. 
비아레일 한국어사이트
(http://www.viarailcanad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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