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운영비 흑자 1위 보도, 사실과 달라
기숙사 운영비 흑자 1위 보도, 사실과 달라
  • 이용호 기자
  • 승인 2015.04.14 15:40
  • 호수 139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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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출근거 다른 자료 동일비교로 물의 빚어

지난달 30일,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발표한 ‘[캠퍼스르포] 기숙사 운영 관련 연구 보고서’에서 ‘기숙사 운영비 남기는 학교 1위’에 우리 대학이 올라 논란이 일었다. 민자 기숙사 기준 수입과 지출의 차액이 35억원 남는 흑자규모를 나타낸 것이다. 2위인 전북대학교와도 20억원 이상의 큰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실상은 이와 다르다. 죽전캠퍼스 생활관 관계자는 운영비 차액에 대해 “다른 대학은 지출에 감가상각비를 포함한 반면, 우리 대학은 감가상각비를 포함하지 않은 수치”라며 집계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대학의 운영비 차액이 다른 대학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감가상각이란 취득한 자산의 원가를 사용기간에 걸쳐 비용으로 배분하는 과정을 뜻한다. 즉, 장기간 사용하는 자산에 대해 자산으로부터 창출되는 장기 이익과 자산을 구입하는데 들어간 단기 비용을 일치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에 감가상각은 실질적인 현금의 거래가 아니다.

연구보고서에 명시된 타 대학의 경우 공시원칙에 맞지 않게 감가상각비를 기타 운영비에 포함시켜 차액을 줄인 것으로 밝혀졌다. 차액이 적자 8억원으로 공시된 건국대학교의 경우 감가상각비 43억원을 기타운영비에 포함한 것으로, 감가상각비를 제외한다면 차액이 흑자 35억원으로 집계돼 우리 대학과 동일하다. 우리 대학도 타 대학이 적용한 기준과 같이 원리금상환에 사용되는 이월금을 수입에서 제하고, 감가삼각비를 지출에 포함시킨다면 6억 7천 만 원의 차액이 집계된다. 하지만 이 또한 차기년도 원리금상환에 사용되는 금액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관계자는 “해당 자료는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자료 원문을 그대로 반영해 보도의 목적으로 재가공된 것”이라며 “캠퍼스르포의 경우 통계청, 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알리미 등 기존 자료를 재공개해 사회적 이슈를 제기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확한 실상이 반영되지 않은 공시 자료를 재해석해 ‘흑자규모’로 명시해 이슈 목적으로 보도한 것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학알리미상의 공시자료는 감가상각을 제외한 실질적인 현금 흐름에 대한 수입과 지출만 명시돼 있어 흑자나 적자의 운영 규모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대학알리미를 통해 공시를 시작한 ‘기숙사 운영 결과’는 위와 같은 이유로 기숙사의 실질적 경제상황을 담은 재무제표와는 차이를 보인다. 한국사학진흥재단 관계자는 “공시 자료는 기숙사 운영과 관련된 실제 현금의 흐름에 대해서만 명시하도록 돼있으나, 일부 대학의 경우 감가상각을 지출로 공시했다”며 “차액에 대한 사유는 각 대한의 비고란을 통해 상세히 안내했다”고 전했다. 

또한, 대학별로 감가상각의 포함여부가 상이해 다른 기준으로 운영비가 명시돼 있는 점에 대해서는 “각 대학에 공시입력 교육 자료를 배포해 일괄된 기준으로 입력할 수 있게끔 안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생활관 관계자는 “이번 보도로 인해 기숙사가 엄청난 이윤을 남기며 학생을 위해 투자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았다”며 “학부모의 입장으로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발표한 ‘[캠퍼스르포] 기숙사 운영 관련 연구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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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쿠타 2015-04-16 14:03:30
학생들을 상대로 지나치게 영리를 추구하는 줄 알고 학교를 원망했는데 이 기사를 보고 오해가 풀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