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오브시네마④ 킹스맨, 스물
사운오브시네마④ 킹스맨, 스물
  • 성윤규 문화칼럼니스트
  • 승인 2015.04.14 17:48
  • 호수 13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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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장면의 카타르시스 촉매제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어느덧 한 달이 훌쩍 지나가고 있다. 영화계에서 보통 관객들이 극장을 찾지 않는 시기라고 판단하는데, 이런 비수기를 뚫고 존재감을 발휘하는 두 영화가 눈에 띈다. 오늘 소개할 두 영화는 영화 속에서 음악의 쓰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는 좋은 예일 수 있다.


우선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는 명대사를 탄생시키며 현재까지 올해 최고의 흥행작이자 모든 이의 예상을 깨고 전문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 관객 흥행에 크게 성공 중인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Kingsman: The Secret Service, 2015)>(이하 킹스맨) 을 빼놓을 수 없다. 개봉 당시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흡입력 있고 지루하지 않은 탄탄한 스토리와 병맛나는 연출이 맞아떨어져 역대 한국에서 개봉한 19금 해외 영화 중 최고 흥행 기록이자 스파이 영화 최고 관객 수치를 연일 갱신하고 있다. 이 영화의 성공 요소는 콜린 퍼스, 태론 애거튼, 사무엘 L. 잭슨 등 주연 배우들이 펼치는 어색함 없는 연기,  매튜 본 감독만이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B급 감성이 관객들에게 무리 없이 잘 전달되었고, 이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적재 적소에 배치된 삽입곡들 덕분이다.


올해로 발매한 지 30년이 된 다이어 스트레이츠(Dire Straits)의 히트곡 ‘Money For Nothing’으로 영화의 시작하는 이 영화는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는 두 개의 시퀀스에서 영화 음악의 백미를 느낄 수 있다. 첫 번째 장면으로는 주인공 해리(콜린 퍼스)와 사이비 교회 신도들의 혈투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미국 록밴드 레너드 스키너드(Lynyrd Skynyrd)의 ‘Free Bird’로 액션 장면의 쾌감을 한껏 끌어 올려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또한 영화의 결말인 ‘뇌꽃놀이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에드워드 엘가(Sir Edward Elgar)의 ‘위풍당당 행진곡(Pomp and Circumstance March No.1)’으로 머리가 폭발하는 장면에서 많은 관객이 웃음을 지을 수 있었던 이유는, 많이 알려진 클래식 곡이 유쾌한 장면과 만나며 자칫 폭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장면의 부담을 줄이고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해냈기 때문이다.


20살 청춘들의 현실과 이상을 거짓 없이 담아냈다는 평가를 들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스물 (Twenty, 2015)>에서도 중화반점에서 일어나는 코믹 액션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에어 서플라이(Air Supply)의 ‘Without You’가 코믹함을 배가시키며 폭력성을 줄여준다. 음악 리듬에 맞춰 편집 한듯한 감독의 연출이 눈에 띄는 장면으로 실제로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은 음악의 중요함을 인지, 시나리오 단계부터 상황에 맞는 음악을 전부 계산해 넣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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