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리학 ⑥ FACS(얼굴 움직임 해독법)
당신의 심리학 ⑥ FACS(얼굴 움직임 해독법)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4.14 18:03
  • 호수 13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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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으로 마음을 읽다

평생 인간의 표정을 연구하던 심리학자가 FBI, CIA, 검찰, 경찰 등으로부터 사건을 의뢰받는다. 심리학자가 표정만으로 용의자의 마음을 읽어내 사건을 해결한다는 <라이투미(Lie to Me)>라는 미국 드라마의 내용이다. 이 드라마는 심리학자 폴 에크만(Paul Ekman)의 실제 활동상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정말 표정만으로 사람의 마음(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가능하다. 에크만은 사람들의 성별이나 인종, 나이, 문화와 교육 등에 상관없이 행복, 분노, 두려움, 수치, 놀람, 경멸 등의 기본 감정에 대한 표정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표정 연구를 위해 문명과의 접촉이 없었던 파푸아뉴기니의 부족을 찾아가기도 했다. 다양한 문화권의 정신과 환자들과 일반인들, 성인과 어린이 등 엄청난 표본의 분석을 통해 결국 표정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인 FACS(Facial Action Coding System, 얼굴 움직임 해독법)을 만들었다.

‘표정만으로 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포커페이스인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사람은 상황에 따라 표정을 바꾸기도 한다. 어느 심리학 실험에서 끔찍한 교통사고나 수술 장면을 연구자와 함께 보게 했을 때 미국인들은 여과 없이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일본인들은 종종 미소를 띠면서 자신들의 혐오를 감추려고 했다. 에크만은 문화마다 개인마다 감정을 드러내는 규칙이 있을 수 있지만, 본래의 감정은 숨길 수 없다고 말했다.

에크만은 오랜 연구와 관찰을 통해 진짜 감정을 알아차리는 방법을 발견했다. 그중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웃음(미소)이다. 에크만은 사람들이 얼굴 근육으로 모두 19가지의 웃음(미소)을 만들 수 있지만, 그중에서 진짜 웃음은 단 한 가지뿐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18가지는 가짜라는 것이다. 진짜 웃음과 가짜 웃음은 어떻게 구별할까? 정답은 눈에 있다.

억지로 웃는 표정을 지어야 할 때가 있다. 이때 우리의 뇌는 얼굴 근육 전반에 명령을 보내서 억지웃음을 만든다. 가장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은 입가 근육이다. 입가를 위로 올리면 웃는 표정을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진짜 행복하고 즐거워야만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이 있다. 바로 눈가 근육이다. 물론 의도적으로 눈을 찡그리면서 웃는 척을 할 수는 있지만, 전혀 자연스럽지 않다. 진짜 즐거워야만 눈가 근육까지 동원돼 진짜 웃음(미소)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얼굴 근육을 통제하는 뇌가 진짜 웃음과 가짜 웃음에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당신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가? 그 미소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고 싶다면 눈가 근육을 보라. 눈가 근육의 자연스러움이 그 사람의 진짜 마음이다. 이 사실을 알았다고 좋아할 필요는 없다. 어쩌면 상대방도 당신의 눈가 근육을 관찰하고 있을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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