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청문회 우리는 과연 떳떳한가?
우리들의 청문회 우리는 과연 떳떳한가?
  • 정미예(중국어·석사과정·4학기)
  • 승인 2015.05.12 19:05
  • 호수 13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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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안타까운 ‘세월호’ 사건이 터진 이래 고위 관직자들의 퇴임이 잇달았고 공석을 채울 새로운 인재들의 인사 청문회가 연이어 있었다. 과정보다는 당장의 눈앞의 성과를 중요시하는 대한민국에서 ‘세월호’ 사건이나 ‘인사 청문회’는 역시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함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월호 사건이 터졌던 첫 한 달 동안은 뉴스를 보면서 많은 눈물을 흘려야 했고 뉴스를 보다가 잠이 든 날 밤이면 내가 물에 잠겨서 서서히 죽어가는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 아픈 감정이 시간이 흐르자 정부와 사회에 대한 불신과 분노로 변했다. 아마도 이러한 감정의 변화는 온 국민이 겪었을 것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과 결과 중시 풍조가 만연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언젠가 한 번은 터질 일”이였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고 우리는 언제까지 사회만을 탓하고 화만 낼 것인가? 이제는 대한민국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우리 개개인이 모두 노력하고 변화해야 할 때이다. 줄줄이 인사 청문회에서 떨어졌던 사람들 또한 자신의 살아온 과정에 떳떳하고 하자가 없었다면 새로운 높은 자리에 당당히 앉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평생 인간의 삶을 살면서 잘못한번 안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삶이란 실수와 죄의 연속인 것을…….

그래서 모순적이게도 국민들에게 청문회란 참 재미있는 구경거리이다. 마치 도마 위에 올라온 횟감을 치듯 서서히 먹잇감을 요리로 탄생시키는 과정을 아주 적나라하게 구경시켜준다. 그 사람의 살아온 과정을 보고 판단하는 자리인 인사청문회가 결과 중시 풍조가 만연한 대한민국과는 적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자신이 총리가 될 줄 알고 총리처럼 사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과정에 하나하나 충실하기에는 큰 고통과 인내가 따른다. 이처럼 우리는 과정을 중시하기가 힘들어서 줄곧 과정을 건너뛰거나 간과했을까? 과정이 중요한 것인가? 결과가 더 중요한 것인가? 정답은 둘 다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그동안 너무 결과 지향적으로만 살아왔다.

이번 ‘세월호’ 사건은 그 어느 누구 한 사람만의 잘못으로 이루어진 사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하여 못다 핀 꽃송이들이 저 차디찬 바다 한가운데서 잠이든 것이다. 나 자신은 과연 그 아이들에게 떳떳한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가? 나 스스로 29세의 청문회를 열어 반성의 기회로 삼아본다. 그동안 29세의 인생을 살아온 나는 삶의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했고 항상 소위 잘 나가는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왔다. 앞으로의 30대는 ‘어떤 사람’이 되겠다는 고민보다는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삶을 살아야겠다.

-‘세월호’ 유가족 분들께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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