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Talk! 17. 엄마와 아들의 대화
훈민정Talk! 17. 엄마와 아들의 대화
  • 임수현 기자
  • 승인 2015.05.12 19:06
  • 호수 13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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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즈막히 → 느지막이
‘느지막이’는 ‘느지막하다’의 부사 형태로 ‘시간이나 기한이 매우 늦게’라는 뜻이다. 그 예로 ‘느지막이 떠나다’, ‘오늘도 그 영감님은 복덕방에서 장기를 두다가 느지막이 집으로 가셨다’ 등이 있다. ‘느지막하다’의 형용사 형태는 ‘느지막하게’로 ‘느지막하게 아침을 먹었다’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비슷한 말로 ‘느직이’는 ‘느직하다’의 부사 형태로, 일정한 때보다 좀 늦게, 기한이 넉넉하여 여유가 있게 등의 뜻이 있다. 따라서 ‘느즈막히’는 틀린 표현이며, ‘느지막이’나 ‘느직이’로 써야 옳다.

~만은 → ~마는
‘~만은’은 ‘~만’을 강조한 조사로 ‘너만은 내 마음을 이해하겠지’와 같이 사용된다. 반면, ‘~마는’은 어절의 종결 어미에 붙어, 일단 앞의 내용을 인정하며 그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거나 양해를 구할 때, 또는 상반된 내용을 담은 어절을 다음에 이을 때 사용하는 보조사이다. 그 예로 ‘공부는 열심히 했다마는 합격여부는 모르겠다’를 들 수 있다. 따라서 ‘알겠다만은’이 아닌 ‘알겠다마는’으로 써야 옳다.

들리기로 → 들르기로
‘들리다’는 ‘듣다’의 피동사로 사람이나 동물이 소리를 감각 기관을 통해 알아차리다, 아래에 있는 것을 위로 들어올리다, 병이 걸리다, 귀신이나 넋 따위가 덮치다 등의 뜻이 있다. 한편, ‘들르다’는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라는 뜻의 동사이다. 비슷한 말로 ‘거치다’, ‘경유하다’ 등이 있다. 따라서 ‘서점을 들리다’가 아닌 ‘서점을 들르다’라고 써야 바른 표현이다.

돋굴 수 → 돋울 수
‘돋구다’는 ‘안경의 도수 따위를 더 높게 하다’의 뜻으로 ‘안경의 도수를 돋구다’처럼 쓴다. 이와는 달리 ‘돋우다’는 ‘돋다’의 사동사로 위로 높아지게 하다, 감정을 자극하여 상기하게 한다는 뜻으로 ‘용기를 돋우다’, ‘흥을 돋우다’, ‘화를 돋우다’처럼 쓴다. ‘돋구다’는 위의 언급한 뜻 외에는 없으므로, 이 경우를 제외하고는 ‘돋우다’로 쓰면 된다.

되려 → 되레
‘되레’는 ‘예상이나 기대 또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반대되거나 다르게’라는 뜻의 ‘도리어’의 부사 형태이다. 사실 음운규칙에 따르면 ‘살리다’의 ‘살리-’에 ‘어’가 더해져 ‘살려’가 되는 것처럼, ‘도리어’ 역시 ‘리’와 ‘어’가 합해져 ‘려’로 줄어드는 게 자연스럽게 보일 것이다. 그러나 표준어를 선정할 때 ‘되려’보다 ‘되레’가 더 많이 쓰인다고 판단해 ‘도리어’의 준말로 ‘되레’를 표준어로 인정했다.

임수현 기자
임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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