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별 학습 없는 「글로벌영어1」 신입생들 사기 저하
수준별 학습 없는 「글로벌영어1」 신입생들 사기 저하
  • 임수현 유성훈
  • 승인 2015.05.19 13:42
  • 호수 13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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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특기자에 유리 절대평가 전환 고려돼야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A씨는 입학 후 영어실력에 회의감을 느꼈다. 고등학교 시절과는 다르게,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강의, 평가하는 ‘글로벌영어1’ 핵심교양수업으로 주눅이 들었기 때문이다. A씨는 “수준별 배정과 절대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시작부터 차이가 나는 학생들은 성실히 임해도 학점 받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글로벌영어’는 우리 대학 핵심교양으로, 졸업 이수기준에 포함되는 필수 수강과목이다. 이번학기 신입생을 대상으로 죽전·천안캠퍼스 총 129개가 개설됐다. 국제영어시험 토익(TOEIC) 관련 내용으로 구성돼 있어, 2014년부터 영미인문학과를 제외하고 유효기간 내에 기준 공인영어성적(△TOEIC 700점 이상 △TOEFL 79점 이상 △TEPS 555점 이상)을 제출할 경우 면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높은 학점을 받기 위해 많은 면제 대상 학생들이 수업을 수강하고, 개인의 영어수준과 관계없이 임의로 분반돼 상대평가로 학점을 받고 있다.
핵심교양 영어 교과목 수강이 2학년부터는 브릿징과 프로페셔널로 나눠져 수준별 학습이 진행 되지만, 1학년은 그렇지 않아 피해를 보는 학생들은 A씨뿐만이 아니다. B(커뮤니케이션·2) 씨는 “수준별 영어 학습이 진행 되지 않아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 아무리 최선을 다 해도 이미 토익 교육을 받거나 특기자 학생들을 상대로 좋은 학점이 나올 수 없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교양교육지원팀 관계자는 입학식, 예비소집일, 교내OT 등에 시험을 볼 계획 이었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아 사전시험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1학년 1학기 과목이기 때문에 전 신입생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또한, “사전시험을 시행했을 경우에도 좋은 학점을 얻기 위해 학생들이 의도적으로 시험을 개인별 수준보다 낮게 치뤄 변별력 문제가 생긴다”고 전했다.
수업권 보장을 위해 강제 수강 제지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학기 초마다 영어 면제공지를 함으로써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빠질 수 있게 하며, 문제가 심각하고 발생 빈도율이 높다고 평가될 시 개선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관계자는 “이러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수업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있지만 학점을 위해 악용하는 학생들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은진(경제·1) 씨는 “외대나 이대의 경우 수준별 수업을 진행하는데 우리 대학이 할 수 없다는 것은 이상하다”며 “출발점이 다른 학생을 상대평가로 경쟁 시키는 것은 불평등하다”고 말했다.
‘글로벌영어1’은 토익성적을 30% 반영한 절대평가 방식에서 지난해 상대평가로 변경됐다. 이후 올해부터 평가 변별력이 부족한 토익성적 30%를 교수재량으로 책정하는 ‘EXTRA 30%’ 점수로 대체해 중간·기말고사와 함께 평가에 합산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토익 관련 내용을 중심으로 한다.
교양기초교육원 소속 C교수는 “사전에 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들이나 상대적으로 영어실력 차이가 많이 나는 학생들이 희생을 당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때문에 중간·기말 문제 중 30%를 책과 동일하게 출제하고, 수업 참여도를 평가에 반영해 강의를 열심히 들은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얻도록 개편해 왔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D(건축·2) 씨는 “처음 토익을 접하는 학생에게는 30%를 동일하게 출제해도 단기간에 능숙한 학생들은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라며 “평가방식이 상대평가인 만큼 대학 당국의 세심한 배려가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양교육지원팀은 “교수진과 토의 끝에 기존 토익 성적 30%를 없애고, △중간 30% △기말 30% △EXTRA 30% △출석 10%의 평가방식을 도입했다”며 “외국어 교과의 특성상 수준이 나뉘는 건 어쩔 수 없어 내년부터는 외국인 교수와의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회화수업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핵심교양 영어교과 E 원어민교수는 “아무런 난이도가 정해져 있지 않는 것보다 미리 평가를 해 난이도에 맞는 수업을 제공해야 한다”며 “성적에 예민한 학생들이 많지만, 외국과 달리 제한적인 성적을 줄 수밖에 없는 상대평가가 안타깝다”고 변화를 요구했다.
 

임수현 유성훈
임수현 유성훈

 dkunew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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