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독 법, 그들만의 마블
게임 중독 법, 그들만의 마블
  • 장혜정 (국어국문·1)
  • 승인 2015.05.20 17:11
  • 호수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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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사람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화젯거리가 있다. 바로 ‘게임 중독법’이다. ‘게임 중독법’이란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을 말한다. 술, 마약 등 중독을 유발하는 물질이나 행위를 나라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인데, 그 속에 게임도 포함됐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게임을 전혀 하지 않을뿐더러 관심도 없기에 그냥 지나가는 기사로 보려 했다. 하지만 그냥 지나치기에는 이 ‘게임 중독법’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먼저, 그들이 말하는 중독법이 말하는 게임 중독 증상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법이라는 것은 사회 전체에 많은 영향을 끼치며, 모든 것을 바꿔놓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당성을 비롯한 충분한 근거가 필요하지만, 게임 중독 법은 게임 중독을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았다. 그냥 게임 중독을 설명하기 위해 인터넷 중독 지표를 들고 나오거나 중독 증상에 대한 의사들의 의견을 내세울 뿐이지 제대로 된 통계나 자료를 인용해 설명하지 않았다.


 다음은 게임 중독 치유 부담금을 게임 개발 업체에 전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 중독 법의 내용 중 여성부에 매출 6%를 지급하라는 부분을 보면 국가의 책임보다는 이용자와 사업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게임 중독을 나라에서 관리하겠다고 나선다면, 중독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은 기본적으로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 혹여 게임 업계에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하더라도 게임 업계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유명한 국민 게임이 하나 있다. 바로 ‘모두의 마블’이라는 게임이다. 모두의 마블은 전 세계 도시의 건물을 사고파는 인기 보드게임의 재미를 온라인으로 그대로 구현해 가족, 친구, 동료 등 전 연령층이 함께 소통하며 즐길 수 있는 가족용 게임이다. 우리 사회도 이와 같다. 함께 소통하며 더불어 살아가야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기본적인 ‘소통’조차도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이 게임 중독 법은 모두의 마블이 아니다. ‘그들의 마블’일 뿐이다. 물론 게임 중독 법이라는 법률은 필요하다. 게임 중독법의 취지는 좋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한다는 점을 볼 때 충분한 이유가 근거가 없는 지금의 게임 중독 법은 그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 법안에 지나지 않는다. 중독 법, 그 최종적인 목표는 세금 착취이며 국가 금고만 채우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이 게임 중독 법을 추진하려는 사람들이 시종일관 자신들의 의견만 내세우며 진행시키는 것이 진정으로 우리 사회를 위해 일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지금이라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이유와 근거로 게임 중독 법을 시정하는 것이 정부와 여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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