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Talk ⑲ 모기들의 대화
훈민정Talk ⑲ 모기들의 대화
  • 이용호 기자
  • 승인 2015.05.26 15:38
  • 호수 139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나 흡혈 → 흡혈
‘흡혈’에서 ‘혈’은 ‘피 혈’자로 피라는 의미가 포함돼있다. 많은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단어를 중복해서 쓰곤 한다. 예를 들자면 ‘결실을 맺다’에 포함된 ‘결’은 ‘맺을 결’로 ‘맺다’의 의미가 포함돼 있다. 
이 외에도 ‘파편 조각’, ‘동해 바다’, ‘고목 나무’, ‘혼자서 독학하다’, ‘맛을 음미하다’ 등이 중복된 표현으로 잘못 쓰였다. 따라서 ‘피를 빨아드리자’를 ‘흡혈하자’로 바꿔야 옳다.

넓직하다 → 널찍하다
된소리 발음대로 쓰면 틀린 표현이라 생각하고 ‘넓직하다’로 쓰는 경우가 있으나 잘못된 표기법이다. ‘넓다’, ‘짧다’, ‘얇다’와 같은 겹받침이 있는 단어는 발음할 때 뒤의 받침이 발음이 안 되면 소리 나는 그대로 써야 한다. 마찬가지로 ‘-랗다’와 함께 쓸 때에는 ‘널따랗다’, ‘짤따랗다’, ‘얄따랗다’로 써야 옳다. 따라서 ‘넓직하다’가 아닌 ‘널찍하다’가 옳은 표기법이다.

퀘퀘한 → 쾨쾨한
‘쾨쾨하다’는 발음의 특성 탓에 ‘퀘퀘하다’, ‘쾌쾌하다’ 등으로 잘못 쓰이는 경우가 많다. ‘상하고 찌들어 비위에 거슬릴 정도로 냄새가 구리다’는 뜻의 단어는 ‘쾨쾨하다’나 ‘퀴퀴하다’로 써야 맞다. 발음이 비슷해 잘못 표기하는 다른 예로, ‘매캐하다’가 있다. ‘매쾌하다’, ‘매퀘하다’, ‘매쾨하다’ 등으로 잘못 쓰이고 있지만, 이 역시 ‘매캐하다’가 옳은 표현이다. 

부페 → 뷔페
‘부페’는 외래어 표기법에 맞게 ‘뷔페(buffet)’로 표기해야 옳다. 외래어는 외래문화의 유입으로 우리말처럼 사용되고 있는 외국어이다. 외래어 표기법의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자모음 대조표에 따르면 [y]는 ‘ㅟ’로 옮겨 적도록 규정돼 있다. 따라서 직접 가져다 먹는 방식의 음식점을 뜻하는 프랑스말 ‘buffet’[by’f]는 ‘뷔페’로 적어야 하고, 발음 또한 ‘뷔페’로 읽어야 맞다. 

급한 데로 → 급한 대로
‘데로’와 ‘대로’는 자주 틀리는 표현 중 하나다. ‘데’는 장소나 처지, 일을 나타내는 의존명사로 ‘갈 데까지’, ‘배 아픈 데’, ‘일 끝내는 데’, ‘조용한 데 가서’ 등으로 쓰인다. 한편, 위의 대화와 같이 ‘어떤 모양이나 상태와 같이’라는 뜻을 나타내고자 할 때는 ‘대로’를 사용한다. 위 표현은 급한 상태를 나타내는 의미로 사용했기 때문에 ‘데로’가 아닌 ‘대로’라고 표기해야 한다. 

이용호 기자
이용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32091008@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