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에 부는 ‘이지 쿠킹’ 열풍
방송가에 부는 ‘이지 쿠킹’ 열풍
  • 이민지 기자
  • 승인 2015.05.27 00:23
  • 호수 13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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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예능 트렌드, 요리 프로그램

과거에는 맛집을 찾아다니는 ‘먹방’이 인기였다면, 요즘의 대세는 직접 해먹는 ‘쿡방’이다. 시각과 침샘을 자극하는 요리 프로그램에 예능의 재미를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낸 요리 예능이 방송가를 접수하고 있다.



간단한 메뉴를 다루는 요리프로그램의 원조 격은 <해피투게더3>의 ‘야간매점’ 코너다. 연예인 출연자들이 소개하는 자신만의 추억이 얽힌 레시피들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라면과 우유, 치즈, 계란을 함께 조리한 ‘홍구리’, ‘초간단 계란빵’ 등의 메뉴는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해피투게더3>의 한 코너에서만 만날 수 있던 요리 예능은 2015년 독립적 프로그램의 형태로 진화했다. 대표적 프로그램은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로, 연예인 출연자의 냉장고를 통째로 스튜디오로 옮겨와 그 속의 재료들로 셰프들이 요리 경합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종편 채널의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4%라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도 출연진들이 여행을 가서 세 끼를 직접 만들어 먹어야 하는 tvN의 ‘삼시세끼’, 요식업계 CEO 백종원이 간단한 레시피를 소개해주고 있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비롯해 다수의 요리프로가 성행 중이다. 그야말로 요리 예능의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요리 예능프로그램이 방송가를 접수하며 지상파, 케이블을 막론하고 집에서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메뉴를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 거창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맛있는 기발한 요리들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방송 후 인터넷에는 레시피를 직접 따라 해봤다는 후기가 줄을 잇는다. 출연하는 셰프들도 덩달아 인기를 끌며 ‘셰프테이너’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 백종원도 ‘슈가보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예능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왜 사람들은 요리 예능에 열광하는 것일까.


이전에 인기를 끌었던 맛집 소개 프로그램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소개된 맛집을 찾아가고 싶어도 비용, 시간, 거리 등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리 예능의 경우, TV에 나오는 음식들을 이런 제약이 없이 집에서 직접, 그것도 짧은 시간 내에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다. 또한 쉽게 따라할 수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 1인가구가 증가하고 여가 시간이 부족해지는 현 상황도 지금과 같은 형태의 쉬운 레시피의 요리 예능이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인이다. 게다가 단순히 쉬운 요리법이 아닌 셰프들의 개성이 담긴 비법을 통해 새로운 맛을 맛볼 수 있기에 시청자들은 더욱 흥미를 느낀다. ‘먹거리 X파일’ 등 식당의 이면을 고발하는 프로그램의 여파로, ‘집 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이유다. 여기에 예능프로 특유의 재미가 더해지니 대중이 주목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슈퍼스타K’의 성공 이후 우후죽순 생겨난 오디션 프로그램에 사람들이 지루함을 느꼈던 것을 예로 들며, 점차 그 수가 많아지는 요리 예능에 우려를 표하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비슷비슷한 포맷의 요리 예능이 속속 생겨나면서 시청자들이 어떤 레시피가 어떤 방송에서 나온 것인지 헷갈려하는 경우도 있다. 시청자들이 질리지 않도록 요리 예능의 PD들이 독자적이고 참신한 포맷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프로그램의 롱런을 이끌기를 바라본다. 지겨웠던 요리시간이 앞으로도 계속 유쾌하고 참신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이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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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swl738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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