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밍아웃⑩ 데님 오타쿠(데님덕)
덕밍아웃⑩ 데님 오타쿠(데님덕)
  • 이용호 기자
  • 승인 2015.06.02 13:49
  • 호수 13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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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져도 멋있는 데님의 매력

전통적으로 데님은 인디고라 부르는 푸른색 염료로 염색된 실과 흰 실을 교차하며 만든 천으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사계절 내내 다양한 매력을 드러내는 데님에 대한 진정한 덕력(오타쿠의 공력)은 데님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된다. 데님의 진짜 멋을 알고 있는 ‘데님덕’을 찾았다.

▲ 이 씨가 직접 가공 워싱한 데님들

데님으로 만든 청바지는 입을수록 몸에 맞게 변한다. 편하면서도 멋스럽게 변하는 것이 데님의 매력이다. 다양하게 변하는 데님의 매력에 반한 이 씨의 ‘생지 데님’에 대한 열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 씨는 “생지 데님은 원단 가공을 하지 않은 채로 재봉만 해 만든 데님으로, 오랜 기간 입으면서 자연적으로 색이 바래 워싱이 생긴다”며 눈을 빛냈다.
보통 워싱은 공장에서 만들어져 나오거나 오랜 시간 입으면서 생기는데, 이 씨는 워싱을 직접 손으로 만든다. 나만의 워싱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즐거움도 데님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성격이 급한 편이라 사포와 돌, 모래 등을 이용해 직접 워싱을 만들곤 한다”고 전한 이 씨는 워싱을 가공하며 데님에 한층 더 빠졌다. 특히 “짙푸른 원단 아래 숨겨진 화려한 색감을 미리 엿보는 치트키를 쓰는 것 같다”며 워싱의 즐거움을 전했다.

▲ 김 씨가 모은 데님 청바지

자신의 살아가는 방식이 물드는 데님의 매력에 빠진 또 다른 데님덕 김 씨는 “내가 입으면서 페이딩되는 생지 데님을 보는 것은 하얀 도화지에 그림 그리는 것처럼 즐겁다”며 “다른 옷은 빨면 빨수록 손상이 가지만, 청바지는 몇 년을 입어도 색다른 매력으로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가 모은 청바지만 해도 벌써 23벌이 넘는다. 김 씨는 “한 달 동안 매일 다른 청바지를 입어도 될 정도”라며 청바지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계속되는 유행의 변화 속에서도 데님은 19세기 후반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몸에 맞게 변하는 데님의 특성 덕분에 데님덕 사이에서는 가공에 대한 관심이 크다. 데님덕은 직접 생지 데님을 워싱해 입는 것은 물론이고, 일부러 찢거나 자르는 등 남들이 멀쩡한 바지를 왜 못 입게 만드냐고 질타할 만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염색이 예쁘게 벗겨지고 재봉이 과하게 뒤틀릴수록 멋지다고 박수 쳐주는 데님덕의 세계에서는 입다가 찢어져도 감탄이 나올 정도다. 디자인 분야는 물론 기능적인 분야에서도 데님의 개발에 영향을 끼치는 생산적인 덕후의 세계다.

 

<데님덕 용어 사전>
1. 생지 데님 : 아무런 가공을 거치지 않은 푸른 데님.
2. 셀비지 데님 : 구식직기(원단을 만드는 구형 기계)를 이용해 셀비지 원단으로 만든 데님.
3. 워싱 : 인디고로 염색한 청바지의 색을 빼는 것으로, 워싱 가공 방법에 따라 샌드워싱, 오일워싱 등이 존재한다.
4. 페이딩 : 청바지를 오래 입으면서 생활 습관에 따라 자연스럽게 물이 빠진 것
5. 단죠피복 : 이 씨가 주로 애용하는 데님 관련 블로그. 데님 제작자이자 블로거. blog.naver.com/danf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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