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면 옳다⑨ 로키산맥,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
떠나면 옳다⑨ 로키산맥,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
  • 길지혜 여행작가
  • 승인 2015.06.02 13:53
  • 호수 13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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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못할 감동의 파노라마
▲ 로키산맥을 따라 시작된 5박 6일 캠핑 대장정

끝도 없이 펼쳐진 만년설의 설산(雪山), 로키산맥. 북미대륙의 캐나다와 미국 서부를 잇는 대자연의 파노라마는 지금 이 순간도 거침없이 진화하고 있다.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와 앨버타 주에서 미국의 뉴멕시코 주까지, 남북으로 4,500㎞에 걸쳐 있는 대산맥. 상상조차 어려운 4,500㎞의 장엄한 로키 산맥이 ‘죽기 전에 꼭 봐야할 경관’인 이유는 누군가 만들어낸 상업적 리스트가 아니었다. 보자마자 엄지손가락 치켜들며 탄성을 지를 이곳. 광활한 자연의 장엄함을 온몸으로 실감케 할 그곳이 바로 ‘로키 산맥’이다. 
캐나다의 로키산맥은 만년설로 덮인 웅장한 산봉우리와 영겁의 세월을 머금고 있는 빙하, 에메랄드 빛깔 호수와 원시 야생 그대로를 품고 있다. 특히 밴프에서 재스퍼로 이어지는 핵심구간에서는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대자연이 펼쳐진다. 로키산맥을 찾는데 사계절 중의 겨울은 그야말로 백미다. 신들린 어느 석공의 솜씨로도 따라갈 수 없는 바위산, 그리고 마주한 설경은 보는 이의 눈이 멀지도 모른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밴프와 재스퍼를 잇는 2,500㎞의 5박 6일 캠핑 대장정을 떠났다. 여행의 콘셉트는 ‘원하는 대로’. 언제든 캠핑카를 세워 그 품에 안기기로 했다. 로키로 향하는 길목에서부터 하늘로 솟아오른 침엽수림을 만났다. 수천 종에 이르는 나무들은 캐나다 국민들의 자랑이다. 나무를 팔면 국민 모두가 일하지 않아도 100년 이상은 거뜬히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자원이 풍부하단다. 부러울 따름이다. 나는 일행과 함께 곳곳에 마련된 캠핑장에서 준비해간 음식으로 바비큐를 해먹고, 힘들면 쉬었고, 쏟아 내리는 별을 보며 추억을 나눴다. 캠핑과 로키는 가장 환상적인 궁합이었다.

▲ 레이크루이스의 겨울 풍경

로키의 보석, 세계 10대 절경이라 불리는 레이크 루이스로 핸들을 돌렸다. 밴프 국립공원(Banff National Park) 안에 있는 이 유명한 호수는 연간 3백만 명이 찾는 곳이자, ‘최고’ 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 꿈속의 풍경을 가진 곳이다. 겨울의 레이크 루이스는 여름과는 다른 매력을 지닌다. 얼음아래 잠긴 투명한 에메랄드 호수물빛은 여름에만 확인할 수 있지만, 양 쪽 두 산이 호위하는 겨울의 호수는 생명을 품은 어머니의 뱃속처럼 고요하고 평온하다.

▲ 레이크루이스의 여름 풍경 (출처:캐나다관광청)

호수 바로 앞에 자리한 특별한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의 명성도 못지않다.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호수를 바라보는 쪽의 방의 경우 70만~100만원 정도의 가격이며 성수기 예약은 몇 년 후까지 예약이 차있단다.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눈이 녹아 호수가 점점 그 얼굴을 드러내면, 사람들은 창문 밖으로 매초마다 변하는 놀라운 풍경에 감탄을 마지않을 테지.

▲ 콜롬비아 아이스필드 아바스카사 빙하

콜롬비아 아이스필드(Columbia Ice field) 아사바스카 빙하가 우리의 마지막 여정이었다. 아사바스카 빙하는 북반구에서 북극 다음으로 규모가 큰 빙원이다. 크기가 서울면적의 반 만하단다. 두께는 에펠탑 높이(300m)만하다. 자연이 거쳐 온 세월의 크기가, 우리네 삶의 겸손을 말해주는 대목이었다. 빙하시대 말기부터 겹겹이 쌓인 눈이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되어 이곳의 빙원을 만들었다. 두 발로 디딜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빙하다. 바퀴 하나가 키를 훌쩍 넘기는 설상차를 타고 빙하 위를 직접 걸어봤다. 캐나다라는 국가로 이름 지어지기 몇 억 년 전부터 생명력을 이어온 자연이 내게 속삭였다. 떠나면 옳다고.

▲ 콜롬비아 아이스필드 아바스카사 빙하

Travel Info. 로키 여행법
‘걷기’는 로키를 가장 가까이서 만끽하는 여행법이다. 캐네디언 로키에만 국립공원 4개와 주립공원 3개가 있다. 3000m 급 고봉 사이사이에 거울처럼 빛나는 호수가 오목하게 담겨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트레킹 도중에 야생동물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야생 곰도 종종 출몰하니 놀라지 말고 안전 거리를 유지할 것. 절대 먹을 것을 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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