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철 개그맨 : “난관에 닥쳤을 때 ‘해결’이 아닌 ‘해석’을 달리 해라”
오종철 개그맨 : “난관에 닥쳤을 때 ‘해결’이 아닌 ‘해석’을 달리 해라”
  • 유성훈
  • 승인 2015.06.02 17:49
  • 호수 13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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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무이 소통테이너’
“ 개그와 강연, 사업을 통해 터득한 ‘소통’의 방법”



우리에게 CBS 방송 <세상을 바꾸는 시간(이하 세바시)>의 MC로 알려져 있는 오종철 개그맨. 전 세계 유일무이한 소통테이너란 직업을 가지고 있는 그는 현재 신개념 나눔 콘서트 ‘모나콘(모발 나눔 콘서트)’과 ‘나꿈소(나의 꿈을 소리치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강단에서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고 타인이 꿈을 찾도록 용기를 주는 그를 논현동에 위치한 에이트스프링스에서 만나 인생스토리와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필자 주>  

▶ 포털 사이트 직업란에 다수의 직업이 나온다.
개그맨이자 소통테이너, 에이트스프링스 대표 모두 왕성히 활동 중이다. 개그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아 대부분 은퇴했다고 생각한다. TV에 나와 남을 웃기는 것도 개그맨이지만 누군가의 인생 자체를 즐겁게 만드는 것 또한 개그맨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강연을 하거나 콘서트를 개최해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또한 콘서트에서 사용되는 프로그램 중 좋은 포맷들을 기업에 판매하는 ‘세상에 재미를 더하는’ 에이트스프링스회사를 경영 중이다.    

▶ 어릴 적부터 ‘소통’에 남다른 관심이 있었는가. 
초등학교 시절 사진들을 보면 항상 손에는 마이크 비슷한 것이 있었지만 소통에는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대학시절 매번 교내행사 MC를 도맡아 했던 기억이 난다. 군대에서 복무할 때도 항상 행사 진행을 맡았고 제대 할 때에는 대대장조차 내 진로가 개그맨인 줄 알았다. 그렇게 복학 후 집에서 TV를 보다 우연히 SBS 공채 개그맨 시험 공지를 보게 됐고 원서를 넣으러 갔다. 당시 현장에서 본 사람들은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웃겨 조금 위축이 들었지만 1차, 2차, 최종까지 당당히 붙었다. 자연스레 지속적으로 이 길을 찾아 여기까지 온 것 같다.

▶ 어떻게 하다 개그 무대를 나와 강단에 서게 됐는가

나만의 개그를 하고 싶었다. 5년 전 청취율이 부진한 시간대 자기계발 분야 라디오프로그램을 맡은 적이 있다. 어렵게 온 기회였기에 간절했고 더욱 노력했다. 서점들을 돌며 경영·경제 서적을 참고했고 나를 영업사원, 청취자를 고객이라 생각하며 끊임없이 프로그램을 청중 맞춤형으로 준비했다. 그 결과 ‘3년간 동시간대 1위 청취율’이라는 타이틀도 땄다. 하지만 갑자기 프로그램 폐지라는 비극이 찾아왔다. 이후에는 당시 토크 콘서트가 유행했기 때문에 무작정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나를 어필했고, 몇번의 강연을 진행했다. 그리고 운명처럼 KT 광화문지사 일층에서 올레 스퀘어를 만났다. 꿈에 그리던 무대에서 단 한 번의 기회를 얻기 위해 4개월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갔다. 마침내 두 번의 기회가 찾아왔고 ‘오종철의 드림스테이지’ 강연의 첫 시작을 열었다.

▶ 요즘은 어떤 활동들을 하는가. 
현재 ‘세바시’에서 MC를 맡고 있다. 또한 직접 기획한 쇼들을 진행하고 이 프로그램 중 좋은 포맷들을 기업을 상대로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진정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해 강연을 한다. 때로는 책을 통해 소통하기도 하고 기업의 경영자문을 도와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꼴통투어’와 같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통해 소통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들이 있고 앞으로 더욱 많은 분야를 개척해 나만의 개그 영역을 넓히고 싶다.

▶ 소통테이너가 무엇인가? 왜 소통테이너가 되고자 했는지.

소통테이너란 말 그대로 소통하는 사람을 이야기한다. 단순히 타인과의 소통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소통’, ‘개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다른 개성 간의 소통’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통테이너가 되기 전에는 나만의 색깔을 찾으려 하지 않고 인기 있는 사람들을 따라하기 바빴다. 일방적인 태도에 관객들은 반감을 드러냈고 나는 좌절했었다. 그래서 남을 따라하는 모습을 버린 후, 끊임없이 내가 맡은 역할들과 소통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나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그 후 강연을 나갔을 때는 자연스럽게 웃고 즐기는 관중들을 마주하게 됐다. 

▶ 소통테이너로서 다시 서게 된 강단은 어떻게 다른가.
매 강연마다 긴장을 하고 무대에서 내려 올 때 셔츠가 땀으로 흥건하다. 하지만 관객들은 무대 위 전혀 내색하지 않는 나를 보며 정말 강연을 잘한다고 이야기한다. 처음 강연할 때는 이러한 노련함이 없어 고생했다. 관객들은 내게 비주류연예인이라고, 억지로 웃음을 유발한다고 비난했다. 속상했지만 이보다 더욱 무서웠던 것은 다음 강연 스케줄이 잡히지 않을 때였다. 수많은 좌절 속에서 자신과 대화하며 마침내 일방적으로 강연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 후 청중과 직접 소통하기도 하고 때로는 관객이 같이 듣는 관객에 조언자가 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후 관객들은 자발적으로 강연에 참여하며 소통하기 시작했다.

▶ 남들과의 충돌을 해결하는 본인만의 노하우 같은 것이 있나.
타인과의 소통에서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나만의 노하우다. 요즘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도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기조차 꺼려한다. 행여 상대가 맘에 들어 관계가 지속된다 해도 자연스레 자기 마음을 알아줄 것이 생각해 직접 자신을 표현하지 않는다. 이에 서로 오해만 쌓이고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하기 어렵다. 나의 경우 어릴 적 친형이 아버지 역할을 해서, 형들과 친해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처음 만날 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내 스타일대로 애정을 표현한다. 충분히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얻은 이후에는 인간관계에서 크게 충돌이 없었다.  

▶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에이트스프링스 회사의 모토와도 같이, 세상에 재미를 더하고 싶다. 여태까지 겪어온 것들을 나누며 배우는 ‘꿈동산’의 중개업자가 되고 싶다. 또한 개인의 가치가 브랜드와 자산이 되고 이 가치를 하나로 만들어 모두가 제 역할을 다하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 강연을 해오며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안고 산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세상의 중심은 ‘나’다. 하지만 나의 중심은 어디인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나의 중심은 바로 지금 내가 아픈 곳이다. 서로의 상처와 상처, 즉 중심을 나누게 되면 진정한 소통이 되고 이를 통해 해결하고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힐링 콘서트를 개최해 상처받은 이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주고 싶다.  

▶꿈을 찾아 방황하는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고민을 겪거나 난관에 부딪혔을 때 해결책을 찾지 말아라. ‘해결’ 하려 하지 말고 본인이 그 일에 대한 ‘해석’을 다르게 했으면 좋겠다. 강연에서 만난 관객 중 세 아이의 어머니가 있었다. 그녀는 분만을 할 때 고통을 피하려고 발버둥쳤지만 한계에 도달했을 때 포기하고 그저 고통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아픔이 무뎌졌다고 한다. 물론 하나의 예시만으로 우리의 삶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고통스런 상황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 오히려 좋은 기회와 더욱 발전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좌절하지 말고 한 발자국 더 나아갔으면 좋겠다.
 

유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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