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볼펜. 학생이 주역인 역사를 기록하자
백색볼펜. 학생이 주역인 역사를 기록하자
  • 승인 2015.06.05 13:28
  • 호수 1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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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일간지를 참고했다. 수많은 기사를 쓸 때, 기사를 공부할 때, 레이아웃을 짤 때. 표현, 형식, 방향, 다루는 아이템까지 따라하고 배웠다. 조금이라도 일간지의 완성도를 따라가려고 대학신문이 발버둥 쳤다.
대학신문으로 창간돼 67년을 걸어온 단대신문. 개강호를 시작할 때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대학신문으로서의 단대신문, 종간호를 내면서 이제야 알았다. 취재와 기사작성에서 모두 일간지의 틀을 따르고 외부의 형식에 맞춰 공부했지만, 67년이 지나도 우리는 ‘대학’신문이라는 것을.
민감하면 다루지 말아야 할 것 같고, 어떤 문제를 지적해도 학생과 본부 모두에게 환영받지 않는 듯 했다. 유일하고 대표적인 학내 신문이기 때문에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누누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수습기자 때부터 골이 박히도록 강조에 강조를 거듭했다. 중립의 뜻은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아니하고 공정하게 처신함’이다. 그런데, 문제를 지적해야 하는 우리가 진정 중립을 지킬 수 있는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보도하는 것에서 부터가 중립이 아닌 상황이었다.
그랬다. 우리는 유일하기에 더욱 다뤄야 했다. 개인적인 판단 없이 공정히 양쪽 의견을 보도하려 노력하면 된다. 그러나 우리가 다루지 않는 그 순간, 그것은 뉴스도 사건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된다. 그것이 여러 다른 언론기구가 함께 존재하는 일간지와 다른 점이다. 유일하기 때문에, 어렵고 민감하고 가끔은 한쪽에 치우쳐질 수밖에 없더라도, 그것이 유일한 대학신문의 역할이기 때문에 우리는 끝까지 나서서 말해야 한다.
대학생이다! 젊은 정신에 도전의 맛이 없으면 김빠진 콜라 꼴. 기성세대의 신문을 보고 시작하고 배웠지만, 우리만의 양념으로 다시 만들어 나가고 있다. 왜 우리가, 대학신문이, 단대신문이 일간지에 발이라도 미쳐보려고 그의 틀과 기준에 껴 넣고 있는 것인가. 안전한 것이 가장 위험한 것임을 이제야 알았다. 다양한 시도와 혁신을 가하고, 자유로운 발언으로 학생들의 신문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신문은 역사다. 그리고 그 역사를 만들어가는 역할이 기자들의 역할이다. 그런데, 우리가 배운 길이 남은 역사의 모습에 사회에 안주한 것들이 있는가? 안주는 기록되지 않았고 역사로 남지 않았다. 도전, 새로운 것, 창조가 또 다른 획을 그을 수 있었고, 그렇게 새로운 갈래가 시작돼 역사가 생겼다. 우리도 안주하고 묵인해서는 안 된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지 말고 내가 길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어떤 방법이든 틀린 것은 없다. 우리만의 방식대로라도 진짜 역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역사 속에서 학생은, 학교의 주인이 아닌 주역이 될 것이다. <惠>
惠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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