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통 베이커리의 그 맛! 카레빵
일본 정통 베이커리의 그 맛! 카레빵
  • 길지혜 여행 기자
  • 승인 2015.09.01 13:39
  • 호수 139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① 도쿄팡야(TOKYO PANYA)

들어는 봤는가 카레빵! 노랗고 풍미 그득한 카레가 쫄깃한 빵 속에 사르르 녹아들었다. 바다 건너 일본의 국민빵이 우리나라에 온 것. 카레빵은 1927년 도쿄 신주쿠의 110년 전통 카레집 ‘나카무라야’에서 처음 선보인 후 지금까지 일본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국민 빵이다. 도쿄에서 하루 천 개 이상이 팔린다는 카레빵 전문 베이커리 ‘안젤리카’ 의 파티쉐가 한국에서 빵으로 승부를 걸었다. 바로 ‘후지와라 야스마’가 문을 연 <도쿄팡야>다. 

<도쿄팡야>는 일본 정통 베이커리라는 뜻을 담아 이름 지어졌다. 일본을 대표하는 도시 ‘도쿄’와, 빵을 뜻하는 스페인어 ‘Pan(팡)’, 그리고 일본어로 집을 뜻하는 ‘や(야)’가 합쳐져 이름에서부터 일본 베이커리의 향기가 진하게 풍긴다. 2008년 당시 한국에 흔치 않던 일본빵을 소개하면서 학동역에서 자그마하게 시작한 <도쿄팡야>는 시작한지 5개월 만에 손님이 몰려들었다. 이제는 TV와 매거진에서 단골로 소개되며 지나칠 수 없는 방앗간이 되었고, 수많은 입소문과 함께 신사동 가로수길 분점과 여러 백화점에도 문을 열었다.  

이곳은 카레빵과 멜론빵, 말차멜론빵, 도쿄링고가 단연 인기다. 호두레이즌은 숨은 별미! 그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카레빵은 일본에서처럼 튀겨서 만들지 않고, 칼로리와 건강을 생각해 오븐에 굽는 버전으로 변형시켰다. 처음 레시피를 개발할 때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고 한다. 튀겨야 할 빵을 굽다 보니 카레 소가 묽어져 흥건하게 새어나왔던 것. 우연히 밀가루와 버터를 넣어 만든 크림 스튜를 카레와 살짝 섞어보았더니 딱 적절한 농도의 카레 페이스트가 완성된 것이다. 유레카를 외쳤던 순간! 이후 곧장 도쿄팡야의 베스트셀러가 됐다. 
한국형 소보루 같은 멜론빵에는 멜론이 없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멜론빵에는 멜론이 들어있나요?’인데, 빵의 겉모양이 비슷해 그 이름을 붙였단다. 백화점에서는 멜론이 들어가 있지 않으면 ‘멜론빵’이라 이름 지어 팔 수 없다는 이유로 아쉽게도 판매하지 못한다는 후문이다. 말차가루로 만든 달달하고 부드러운 말차멜론빵은 세 가지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한입 베어 물면 겉의 바삭한 쿠키와 속의 부드러운 커스터드와 크림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아스라이 말차향이 번진다. 커피를 함께 마시면 맛의 완성!  
도쿄빵야의 두 파티쉐인 후지와라 야스마와 고바야시는 2012년 이곳의 레시피를 담은 책도 펴냈다. ‘레시피를 공개해도 괜찮나?’는 질문에 “레시피는 악보와 같다”고 웃으며 답한다. 누구나 쇼팽의 악보를 보고 연주할 수는 있지만, 누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연주가 된다는 것. 뉴욕에서 4년간 뮤지션의 꿈을 안고 어렵게 생활했던 야스마씨 다운 대답이다. 신사동 가로수길점에 들어서면 주방의 모든 파티시에가 큰 소리로 인사하며 손님을 맞이한다. 한국이라는 낯선 땅에서의 성공 이면에 드러난 빵에 대한 열정이 도쿄팡야에 계속 가고 싶은 이유기도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