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 70주년 및 개교 68주년 기념 - 설립자 범정 장형 선생의 애국 강연 경로 국토대장정

역사를 기억한 이들에겐 미래가 있다 여한솔·김아람 기자l승인2015.09.01l수정2015.09.01 16:42l1395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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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천안캠퍼스 학생들이 지난달 1일부터 열흘간 광복의 역사를 되짚고 돌아왔다. 광복 70주년을 앞둔 시점, 설립자 범정 장형 선생의 애국정신을 계승하고자 범정 선생의 애국 강연 경로를 따르기로 한 것. 천안캠퍼스 학생팀과 31대 희움 총학생회의 주관 하에, 재학생 및 교직원들로 이루어진 120 단원의 행군은 전남 광주서 정읍-익산-논산-대전-조치원을 거쳐 천안 독립기념관으로 마무리 지었다. 장장 열흘간의 시간, 약 290km의 거리에서 그들은 어떤 시작과 끝을 맺었을지 그 행군을 뒤쫓아보았다.

Ⅰ. 출정식 : 기억하기 위해 모인 청춘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8월의 첫 아침 10시, 우리 대학 천안캠퍼스, 치대 건물 안엔 그 말의 해답을 제시하겠다는 듯 광복의 길을 함께 할 학생들이 강의실을 가득 매웠다. 파란색 단체 티셔츠와 열흘의 행군을 책임질 배낭, 배낭에 주렁주렁 달린 여분의 운동화가 참가자들의 각오를 돋보이게 한다.

이번 교내 국토대장정에 참여한 학생과 교직원 모두 1기라는 의미가 크게 오는지 출정식 인사말과 단원들 대화에서 ‘처음’ 이란 말이 재차 강조된다. 첫 시도의 순간을 담기 위해 많은 교직원 및 촬영스텝들도 다수 참여했다. 국토대장정 전문 기업도 함께해 학생들의 체력과 활동을 관리한다.

출정식 중 학생들의 도전을 격려하기 위해 찾아온 박유철 광복회 회장은 “이번 행군이 역사를 기억하는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국토대장정의 의의와 역사의식 함양을 위해 제작한 영상 상영을 끝으로 출정식을 마친다. 모든 시작이 그러하듯 다들 걱정 반 설렘 반으로 행군 준비에 임하고 있다.

Ⅱ. 6일차 : 중간 지점, 그래도 버티는 청춘
익산의 한 마을 노인정. 폭염 주의로 땡볕이 더욱 강한 정오다. 머리맡엔 해가 지글거리고 국토대장정을 돕는 스텝들은 노인정 마당에 점심을 차리느라 분주하다. 옥수수밭과 보리밭을 낀 공터에 천막을 세워 조만간 도착할 학생들의 식사와 휴식을 위한 그늘을 만든다. 밥과 각종 반찬 역시 먹음직스럽게 벌린다.

그늘과 식사 준비가 완료 될 즈음 멀리서 우렁찬 노랫소리가 들린다. 가사를 잘 들어보니 우리 학교 교가다. 행군 와중 지루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노래를 주고받는 모습이다. 행렬의 중간에는 각 조의 상징인 깃발을 흔들며 걷는 조장들이 있다. 누군가가 먼저 파이팅을 외치면 뒤이어 모두가 파이팅을 외치기도 한다.

학생팀 교직원들 역시 청춘의 에너지를 머금은 듯 학생들 곁에서 함께 걷는다. 학생 못지않은 열정을 보이며 손수건까지 이마에 질끈 묶었다. 단원 모두의 얼굴은 고구마처럼 익었고 앰뷸런스는 위급한 부상자 없이 조용히 행렬의 뒤를 따르고 있다.

구간 중간에서 마을 주민을 보자 “안녕하세요”를 연신 크게 외쳐대며 태극기를 건네는 이들. 단원들의 이런 모습은 마을 노인정 노인분들의 적적함과 외로움을 시원하게 날려주는 바람으로 다가온다.

마당에서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최례옥 할머니는 “사람도 별로 없는 마을까지 찾아와주니 반갑지. 온 이유도 광복절 기념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안 이쁘겄어”라며 진심어린 눈빛으로 한동안 자리를 지키고 학생들을 바라본다.

실제로 한 김제 주민은 우리 대학 학생들의 행군 모습과 태극기 나눔 등 광복 역사를 되짚는 것을 보고 감동 받아 포도를 10상자 선물하기도 했다. 익명의 주민은 ‘국민이 살아있음을 보여주시는 모습! 끓는 날씨보다 더 끓는 젊음으로 나라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시는 모습에 들녘의 농민도 고개 숙이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무사히 완주하시고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라는 문자를 남겼다.

학생들이 도착해 화장실에 들어가 땀을 씻고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운다. 긴 시간 군것질 없이 걸어온 터라 남기지 않고 식판을 깨끗이 비운다. 식후에는 저마다 그늘에 들어가 휴식을 취한다. 신발을 벗고 발을 주무르는 학생들의 발바닥에 물집과 굳은살이 눈에 띈다.

학생팀 홍자균 팀장은 “위태로워 보이는 학생들도 많고 발에 물집이나 근육통으로 고생하는 학생들도 많다. 하지만 집에 가려하지 않고 끝까지 행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고 말했다. 홍 팀장의 말대로 단원들은 쉬는 시간 동안 엠뷸런스 안의 구급약품으로 치료를 하고 파스와 반창고를 달고 다니며 남은 행군을 준비하기에 여념이 없다.

Ⅲ. 조치원 : 마지막의 아쉬움
열흘의 시간이 마무리 지어지는 이 날은 전날 한 차례 비가 와 선선하다. 조치원역에 집합한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태극기 나눔 시간이 주어졌다.

학생들로부터 태극기를 건내 받은 백목련, 김무심 씨는 이곳의 주민이 아니다. 낯선 곳에서 태극기를 받아든 소감이 더욱 특별해 보인다. “어린 친구들이 태극기를 나눠주고 의미를 되새기자고 하니 참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린 아들과 함께 걷던 주부 박선양 씨는 “나라 행사에 학생들이 인식을 같이해서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가지고 있던 태극기를 나누고 마지막 숙소가 될 조치원 고려대학교로 행군을 시작한다. 터널 안으로 들어가게 될 땐 큰 소리로 교가를 부르기도 한다. 교가가 이토록 오랜 시간 불린 적이 또 있을까. 교가와 몇 번의 파이팅을 외치며 “조금만, 조금만 더 가자”는 격려를 돋우자 고려대학교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날 캠퍼스에서는 복숭아 축제가 진행 중이다. 캠퍼스에 많은 상인들은 단원들을 보며 괜한 대견함이 드는지 격려의 박수를 치며 응원한다. 캠퍼스 내에서도 우리와 같은 대학생, 복숭아 상인, 축제를 보러온 시민 할 것 없이 태극기 나눔이 다시 시작된다.

도착해 몸 풀기 운동을 하고 마지막 날의 공지를 마치자 해가 져 깜깜하다. 바로 식사에 돌입한다. 오늘도 역시 다들 식판 가득 음식을 퍼 오고, 그래도 남김없이 다 소화해낸다. 오늘 저녁 식사에는 복숭아가 함께 제공됐다. 물로 씻어 껍질 채 아삭 베어 문 복숭아에서 좋은 향과 단 맛이 풍부하게 퍼진다.

▲ 사진 제공: 천안캠퍼스 사진관 스튜디오 혼 및 날개단대

Ⅳ. 완주식 : 모두가 함께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다시 조금 습해진 10일의 오후. 천안 독립기념관에 120명의 단원들이 모였다. 낙오자 없이 끝까지 온 것이다.

이들은 입구를 지나 대형 태극기를 펼쳐 완주의 깊은 뜻과 그동안 지니고 있던 광복의 의미를 재차 알린다. 완주식장에는 그 동안의 흔적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 돼 있다. 현장에 있지 않던 이들이 그들의 노고와 행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활동적인 사진들이다. 물과 다양한 음료 역시 제공돼 그들의 마지막 갈증을 시원히 해소해준다.

장충식 이사장과 장호성 총장, 독립기념관장이 참석해 축사를 남겼다. 장호성 총장은 “오늘의 고생이 훗날 여러분의 가슴 속에는 뭉클함과 자신감으로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남은 방학동안 체력 잘 회복하고, 학교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봤으면 좋겠다”고 완주를 축하했다. 천안캠퍼스 함용철(경영·4) 총학생회장은 “우리가 고생 속에서 완주하려고 했던 그 마음을 헤아려줬으면 한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그 마음을 헤아려 교직원을 제외한 100인의 단원에겐 매달 수여가 이어졌다. 수많은 박수갈채와 함께 단원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격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박용재(전자공·4) 씨의 어머니는 “본인이 결심한 일을 끝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고 아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것 같다. 분명 힘들었을 것임에도 걱정하지 말라며 오히려 부모를 다독이는 의젓한 모습에 감동했다”며 심정을 밝혔다. 그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축사가 끝이 나자 모두 함께 행군 모자를 위로 던지며 축하하기 여념 없다. 그렇게 그들의 열흘, 누락된 인원 없이 잘 마무리 됐다. 광복의 의미가 더욱 아름다운 오후 다섯시다.


여한솔·김아람 기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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